"주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등의 잇단 설화는 단순 말실수가 아니라 극단적 신념에서 나오는 것"

김남국 "윤석열, 공부 부족 아닌 잘못된 공부, 고쳐 쓸 수준 넘어"

용혜인 “부정식품 발언 경악…쥐똥 밥 먹는 게 자유인가”

[정현숙 기자]= 윤석열 전 총장이 식품 안전성을 무시한 ‘부정식품’ 발언과 관련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해 “밀턴 프리드먼의 책임”이라는 부적절한 해명으로 옹호하면서 또다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영 의원은 3일 오전YTN '황보선 출발 새아침'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적절하진 않았지만 예시를 든 내용 안에 있는 것을 윤석열 전 총장의 어떤 철학이나 기준점으로 가져가는 것은 정치권에서 페어플레이 같지는 않다"라며 "그렇다면 밀턴 프리드먼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는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라는 책 속에 '미국에서 행정적으로 단속하는 부정식품을 정하는 기준을 너무 과도하게 정해놓으면 저소득층은 선택기준을 제한한다'라는 인용구가 있는데, 그 인용구의 예를 들면서 '이렇게까지 단속을 한다는 것은 과도한 검찰권의 남용이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라고 피해가는 지략의 예로 썼다고 예시를 든 것"이라고 거듭 해명하고 나섰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씨가 프리드먼 류의 신자유주의 경제학 이론만이 경제학이라고 맹신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주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등의 잇단 설화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그와 같은 극단적인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신자유주의에 매몰된 편협한 학자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행태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라고 했다.

수십 년 전에 쓰인 책 내용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 윤 전 총장을 두고 고광헌 시인은 SNS로 "머리가 문제다. 모든 포유류의 입은 그 개체의 정체성(본질) 일부를 언어(소리)로 드러내는 역할을 할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YTN 방송에 같이 출연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을 밀턴 프리드먼이 책임 져야 된다는 이영 의원의 해명 자체가 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여러가지 설화나 말로 논란이 되는 경우는 있지만, 윤 전 총장의 경우 이런 차원을 넘어서서 완전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생각하고 상상할 수 없는 생각을 담아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그는 "부정식품 발언 뿐 아니라, 주 120시간 일해야 한다, 저출산의 원인이 페미니즘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나 원인을 왜곡하고 잘못된 진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과연 정치인이 되고, 대통령 후보로서 나설 수 있는가"라며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공부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공부를 했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이건 고쳐 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침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식품 사먹을 자유'라는 말을 듣고, '쥐똥 섞인 밥'을 먹고 죽는 동료들을 보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떠올랐다"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예비후보님, '선택할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부정식품 사 먹을 자유'가 아니라 '기본소득'"이라며 "윤석열 예비후보님의 '부정식품' 발언을 전해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용 의원은 "이들에게 '쥐똥 섞인 밥'은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강요된 선택이었다"라며 "노동조합을 만든 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포기하라는 강요된 선택을 거부하고,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결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검찰총장까지 했던 윤 예비후보에게 이런 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라며 "그러나 이제는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살피는 사람이 되셔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주문했다.

용 의원은 "'부정식품 사먹을 자유'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선택할 자유'를 만들어가고 싶으시다면, '실질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소득을 대선주자로서 진지하게 검토해보시기 바란다"라며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누군가에게 비굴하게 굴지 않아도 당당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에서 비로소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소득주도성장은 족보도 없는 이론", " 더 일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120시간도 일할 수 있게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선택해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라는 막말로 정치권을 경악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본인이 꿈꾸는 나라의 모습을 하나씩 꺼내놓고 있는데, 정말 처참한 수준"이라며 "저소득층 소득을 끌어올려 삶의 질을 높이고 수요도 확대하자는 정책은 '족보' 따지며 무시하고, 이미 가난한 사람은 죽을 정도가 아니면 따지지 말고 적당히 먹으라고 한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시키는 대로 주 120시간씩 일하다 과로로 죽더라도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선 안 되며, 집 있는 사람들 세금은 웬만하면 깎아주겠다고 한다"라며 "'사회 정의'나 '분배 정의'까진 윤 전 총장에게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도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겠다고 나선 분의 시대 인식이 20세기, 아니 19세기에 머물러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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