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 증인 출석 나흘 전 추정, 회자되는 '열린공감TV' 보도 내용
[ 고승은 기자 ]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지난해 총선 직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되며 또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최성해 전 총장은 과거 자신의 측근에게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 이낙연은 나한테 (조국을 쳐줘서)고맙다고 연락한 사람"이라고 말한 사실이 '열린공감TV'를 통해 공개되며 파장이 일었다.
"표창장이 위조됐다"고 한 최성해 전 총장의 '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휘하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멸문지화'하는 데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점이다. 윤석열 휘하 검찰은 이를 배경으로 약 100여곳을 압수수색했고, 언론은 이를 '기사 100만건' 구설까지 낳으며 연일 수많은 보도를 쏟아냈었다. 그런 배경의 핵심과의 친분 논란에, "조국 전 장관에 마음의 빚이 없다"고 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과거 발언과 행적들까지 회자되는 중이다.
이낙연 대선캠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후보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함께 찍힌 사진을 두고 말들이 많다"며 "이 사진은 진짜다. 조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운현 전 실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도 "이낙연 후보는 작년 4.15 총선 때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한 지인의 소개로 종로구 관내에 거주하는 예술인 몇 분들과 만남을 가졌다"라며 "최성해 전 총장은 그때 그 지인과 함께 그 모임에 나왔으며, 모임이 끝난 후 이 후보는 참석자들과 개별 기념사진을 찍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선거철에 정치인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이게 이 사진에 관한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서울 종로구 선거구에 출마하면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함께 맡은 바 있다. 4일 '열린공감TV'에 따르면, 당시 이낙연 전 대표와 최성해 전 총장의 사진이 찍힌 곳은 공교롭게도 동양예술극장 내 동양대 관련 커피숍(커피도이창 동양예술극장점)이다.
'열린공감TV'는 또 양측이 함께 찍은 사진과 지난해 3월 27일자 '중앙일보'에 찍힌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진에서 이 전 대표의 옷이 동일한 점을 들어 해당 시기를 추정했다. 당시 '중앙일보' 기사(이낙연 "삼청동 선물가게 주인이 울더라…국민 의지할 데 없어")를 보면, 이낙연 전 대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시기는 지난해 3월 26일이라고 나온다.
해당 시기는 최성해 전 총장이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해 3월 30일을 불과 나흘 앞둔 때다. 최성해 전 총장은 이보다 3개월 전인 2019년 12월 교육부로부터 허위학력 판정(단국대 학부 수료, 템플대 경영학 석사, 워싱턴침례대 교육학 박사 등 3개 학력)과 함께 총장직 해임 요구를 받았고, 결국 총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최성해 전 총장이 정경심 교수 관련 수사·재판에 있어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낙연 전 대표가 최성해 전 총장 측이 운영하는 시설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뒷말이 충분히 나올만한 부분이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여권 지지층에서 결코 곱게 볼 수 없는 일이라서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가 과거 조국 전 장관 관련해 했던 발언과 행동들과 최성해 전 총장이 측근에게 한 발언들까지 회자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것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윤석열의 난'이 이어졌을 당시엔, 이낙연 전 대표는 총리로 재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국무총리는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통괄 및 관할)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돼 있다. 검찰은 법무부 산하 외청으로 역시 행정부에 속해 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총리로서 윤석열 전 총장의 난을 제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조국 전 장관에 마음의 빚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 상태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대비된다. 이는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과거 발언 중 하나다.
또 지난해 윤석열 전 총장이 언론과 함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강하게 반발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는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거대여당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체제는 추미애 전 장관에게 거의 힘을 실어주지 않았으며, 올해 2월까지 통과를 공언했던 검찰·언론개혁 법안들마저 처리하지 않았다.
또 지난 6월 '열린공감TV'에서 최성해 전 총장이 측근에게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 이낙연은 나한테 (조국을 쳐줘서)고맙다고 연락한 사람"이라고 말한 녹취록을 보도하자 큰 파장이 일었다. 통화의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이와 관련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언론중재위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열린공감TV' 측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소송은 가처분 판사의 조정을 통해 '열린공감TV'가 최성해 전 총장의 "사적이고 허황된 대화일 뿐"이라고 한 입장 전문을 해당 방송 영상에 고정댓글로 개제하고,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조정된 바 있다. 특히 소송비 일체를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부담하게 되면서, '열린공감TV' 보도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음이 확인됐다.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은 최성해 전 총장인데, 왜 발언을 그대로 전한 '열린공감TV'를 문제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었다. 그보다 앞서 '열린공감TV'는 지난 4월에도 최성해 전 총장이 측근에게 "이낙연은 나랑 친해, 나한테 사람도 몇 번 보냈었다"라고 말한 녹취록을 보도하기도 했었다.
'열린공감TV'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소송 직후 방송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최성해 전 총장이 함께 한 다른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이는 소위 '윤석열의 난'이 벌어지기 약 2년 전의 일로 해당 시기는 이낙연 전 대표가 총리로 재임하던 2017년 9월 23일이었으며, 행사명은 한국장학재단이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개최한 '2017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 리더십콘서트'였다.
이낙연 당시 총리는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대학생과 인증샷을 함께 찍었는데, 이 사진을 최성해 당시 총장이 찍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기존 해명과는 달리, 양측 간 이미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조국일가를 수렁에 몬 최성해인데 최성해의 공간에 찾아가 최성해와 살갑게 사진찍는 어떤 민주당 대선후보"라며 이낙연 전 대표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런 논란 와중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성해 전 총장과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아무 관계도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윤영찬 의원도 "최성해 전 총장은 지난 총선 때 동양대 문화시설에서 행사가 있어 그 때 잠깐 한 번 만난 것"이라며 "누군지도 모르고 만났다"며 역시 양측 간 관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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