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는 것을 어려운 한문으로는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 하고 쉬운 우리 속담으로는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한다.

나는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 윤석열씨가 말하고 행동할 때마다 “씨는 속일 수 없다”까지는 아닐지라도 “직업근성은 감출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누구를 마주 하든 쩍벌리고 앉는 다리, 좌우로 획획 돌리는 도리도리짓, (내가 볼 때 윤석열씨의 도리도리는 어린아이의 귀여운 도리도리, 짝짜꿍이 아니라 상대를 겁주려는 허세의 하나로 여겨진다)

말끝마다 어?! 어?! 추임새를 넣는 것 등 하나하나가 영락없는 검사생활 27년의 부산물이다.

“(주)120시간이라도 일하게 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불량식품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페미니즘으로 인해 자유연애도 못하고 출산율도 떨어진다.”
“대권도전은 패가망신의 길이다”라는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내가 해석하기에) 투의 발언들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그의 인생관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그런 철학으로 27년 간 검사를 해 왔고 이제 그런 철학으로 대통령직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철학은 말과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밖으로 드러나는 법이지, 말과 행동이 바뀌면 그 사람의 철학까지 바뀌는 것인가?

이치가 이러한데도 주변(그의 참모들은 물론 그를 끔찍이 사랑하는 수구언론들까지)에서는 그에게 그의 철학을 바꾸라는 소리는 하지 않고 말과 행동을 바꾸라고 안달이다. 이것은 한 마디로, 대놓고 대중을 속이라는 뜻이다. 급기야 윤씨 본인이 “나는 앞으로 배우만 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다시 ‘눈 가리고 아웅’으로 돌아가자. 눈을 가리고 아무리 고양이 울음 소리를 흉내낸다 하더라도 결코 ‘고양이’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보수’는 원래 규범과 상식, 양심, 체통 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런 면에서 이 나라 보수세력은 처음부터 사람을 잘못 골라 고생이 많다.

처음부터 아예 제대로 된 사람을 찾을 수 없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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