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철의 카르텔", '독립군 토벌' 백선엽에도 일갈

[ 고승은 기자 ] = '친일청산'을 앞장서 외치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정권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했다. 

김원웅 회장은 이날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한국 사회의 모순은 친일 미청산과 분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원웅 회장은 "1945년 일본 패전 후 미 군정은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강제로 해체시키고, 일제에 협력한 전범들을 주요 관직에 기용했다"며 "백인을 학살한 나치는 반인류 범죄로 처벌하면서 일제가 학살한 아시아인은 반인륜죄의 인류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친일파를 중용한 미군정이 문제의 시작임을 지적했다. 

'친일청산'을 앞장서 외치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정권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친일청산'을 앞장서 외치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우리 국민은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친일 정권과 맞서 싸웠다"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 정권 등을 '친일 정권'으로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원웅 회장은 초대 내각이 꾸려졌던 당시 상황에 대해 "독립운동가 이시영 부통령은 친일세력들의 발호에 손발이 묶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하고 부통령직을 사퇴했다. 광복군 출신 이범석 총리 겸 국방장관은 8개월 만에 교체됐다"며 "내각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하나씩 제거되었고, 친일파 내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원웅 회장은 "4.19혁명으로 이승만 친일정권을 무너뜨렸고, 국민 저항의 정점에서 박정희 반민족 군사정권은 자체 붕괴됐다.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핵됐다"며 "국민들은 친일에 뿌리를 둔 역대 정권을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리고, 또 다시 무너뜨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승만 정권의 경우 친일파를 적극적으로 중용했고 '반민특위'를 무너뜨려 그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 박정희 정권의 경우 굴욕적인 '한일협정'을 체결하는 등 일본 극우들에 고개를 철저하게 숙였으며, 일본에 예속된 경제 체제(가마우지 경제)를 만들었다. 

역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도 일본 극우들과 유착관계였던 건 마찬가지였으며, 박근혜 정권의 경우에도 피해자들과는 아무 상의도 없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강행하는 등 일본 극우들의 숙원을 철저하게 들어줬다. 

김원웅 회장은 "처절하지만 위대하고 찬란한 투쟁의 반복된 승리로 이렇게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강조하며 시민들의 저력을 극찬했다.

고 백선엽 장군은 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 당시, 그와 박근혜가 만났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 백선엽 장군은 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권 당시, 그와 박근혜가 만났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원웅 회장은 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을 올린 고 백선엽 장군의 명백한 친일행적을 낱낱이 꼬집기도 했다. 간도특설대는 일제강점기 간도에서 조선 독립군과 중국인이 연계한 반일-반만주국 투쟁을 토벌하기 위해, 일제와 그들이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이 설립한 부대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간도특설대에 살해된 항일무장세력과 민간인은 172명에 달한다. 

김원웅 회장은 “윤봉길 의사가 상해 홍구공원에서 던진 폭탄에 일본 육군 대신 출신 시라카와 요시노리가 죽었다. 백선엽은 얼마나 그를 흠모했던지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했다”며 “일각에는 백선엽을 국군의 아버지라고 칭송하는 자들이 있다. 시라카와 요시노리가 국군의 아버지라면 우리 윤봉길 의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 되물었다.

김원웅 회장은 "친일파들은 대대로 떵떵거리며 살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지금도 가난에 찌들어 살고 있다. 이보다 더 혹독한 불공정이 있을까"라며 "이 불공정을 비호하는 자들을 방관하면서 공정을 내세울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원웅 회장은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들을 향해 "민족 배반의 대가로 형성한 친일 자산을 국고로 귀속시키는 법의 제정에 반대한 세력, 광복절을 폐지하고 건국절을 제정하겠다는 세력, 친일을 미화하는 교과서를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르치겠다는 세력, 이런 세력은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믿는 세력"이라고 일갈했다.

이명박 정권 첫해인 2008년 '건국 60년'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건국'이 아닌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을 건국으로 호칭한 것이다. 이는 독립운동사를 철저하게 지우고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 만드려는 시도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권 첫해인 2008년 '건국 60년'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건국'이 아닌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을 건국으로 호칭한 것이다. 이는 독립운동사를 철저하게 지우고 친일파를 건국의 주역으로 만드려는 시도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원웅 회장은 "촛불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이들을 집권하게 한 친일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철의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친일반민족 족벌 언론이 기득권 유지를 위한 거짓과 왜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즉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을 직격한 셈이다. 

김원웅 회장은 "민족 정통성의 궤도를 이탈해온 대한민국은 깨어난 국민들의 힘으로 이제 제 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여기서 무릎 꿇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우리의 운명은 우리 힘으로만 개척할 수 있다.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도울 때만 세계도 우리를 도울 것"이라며 친일청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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