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게이트' 파문에, "친정권 언론매체의 가짜뉴스" 강변하는 국힘 법사위원들

[ 고승은 기자 ]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그의 최측근 검찰인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와 '검언유착' 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MBC·뉴스타파 취재진 및 제보자들을 무더기로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뉴스버스'의 보도가 엄청난 파장을 부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후보는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두둔했다. 

권성동·윤한홍·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3일 국회 합동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문이 열리자마자 여권의 저급한 정치공작이 또다시 부활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해당 보도를 한 '뉴스버스'에 대해 "'청부 고발'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국민의 정권교체 염원을 실현할 수 있는 유력 야권 후보를 음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파문과 관련, 권성동·윤한홍·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3일 국회 합동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문이 열리자마자 여권의 저급한 정치공작이 또다시 부활했다"고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파문과 관련, 권성동·윤한홍·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3일 국회 합동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문이 열리자마자 여권의 저급한 정치공작이 또다시 부활했다"고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범여권인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친정권 언론매체는 가짜뉴스를 보도하고, 친정권 검사와 법무부도 총동원된다. 이렇게 좌표가 찍히면 여권인사, 강성 친문지지자가 맹폭하는 똑같은 래퍼토리의 반복"이라고 강변하며 "범여권이 '검언유착'이란 프레임을 덧씌운 채널A 사건에서 이미 경험하지 않았나"고 반발했다.

이들은 마치 '뉴스버스'를 친정권 언론매체라고 몰아가고 있는 것인데, 정작 '뉴스버스' 발행인인 이진동 탐사전문기자는 '조선일보' 'TV조선'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었다. 이진동 기자는 특히 'TV조선'에서 특별취재부장·탐사보도부장·기획취재부장·사회부장 등을 거쳐오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밝혀내는 데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이진동 기자는 지난 2008년 언론인 일을 잠시 그만두고 정계에 잠시 몸담았던 적이 있다. 그는 그해 초 한나라당에 입당, 18대 총선에서 경기 안산상록을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얼마간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직을 맡다가 그만두고 다시 언론계에 복귀한 바 있다.

이처럼 이진동 기자는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아 출마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윤석열 전 총장을 가장 열심히 띄우면서 동시에 문재인 정부와 개혁성향 정치인들을 향해 온갖 저주성 비방을 쏟아내는 데 앞장서는 매체는 단연 '조선일보-TV조선'이다. 그럼에도 이진동 기자를 친정권 언론인으로 본다는 건 완연한 생떼이자 억지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또 이들이 "윤석열 전 총장은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들의 발언은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아닌 것"이라고 강변하는 것인데, 이는 마치 과거 박근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박근혜씨(당시 한나라당 의원)는 지난 2011년 6월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와 불법 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 간 친분에 대한 의혹제기가 민주당으로부터 나오자 “본인(박지만씨)이 아니라고 했으니 그러면 끝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씨(당시 한나라당 의원)는 지난 2011년 6월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와 수백억원 대 불법·부실 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 간 친분에 대한 의혹제기가 민주당으로부터 나오자 “본인(박지만씨)이 아니라고 했으니 그러면 끝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씨(당시 한나라당 의원)는 지난 2011년 6월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와 수백억원대 불법·부실 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 간 친분에 대한 의혹제기가 민주당으로부터 나오자 “본인(박지만씨)이 아니라고 했으니 그러면 끝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씨는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 “보도 안 봤나. 누구보다 본인(박지만씨)이 제일 정확하게 알지 않겠느냐. 본인은 이미 언급했다”며 불만을 드러냈었다. 진상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신뢰할 만한 구체적 해명 하나 나오지 않았음에도, 제멋대로 단정지으면서 "토 달지마"라고 하는 셈이다. 

이처럼 양측의 똑 닮아 보이는 발언에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3일 페이스북에서 "같은 말이 나오는 건, 같은 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내 말이 곧 법'이라는 전제군주의 특권의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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