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메이저 언론'이 만들어준 윤석열의 이미지, 스스로 마구 허물다

[ 고승은 기자 ] = 소위 '검찰당 대표'로 불리던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본격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매일같이 '실언' '무지' '몰상식'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근엔 TV토론회에서 임금 왕(王)자를 자신의 손바닥에 적고 나온 것이 확인되며 '부적선거'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문제의 '王'자는 3차 토론회부터 5차 토론회까지 3차례 연속 발견됐다. 

봉건왕조 시대 나라를 망국으로 몰아갔던 군주들을 보면 상당수가 '주술'이나 '샤머니즘'에 깊이 취해 있었고, 늘 자신의 주변엔 자연스레 부패한 아첨꾼들을 몰고 다녔다. 윤석열 전 총장이 이처럼 '주술'이나 '샤머니즘'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의 40여년 인연에서 비롯된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최서원)'이 생각난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의 40여년 인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 최태민은 대한구국선교단의 총재를 맡았고 박근혜는 명예총재를 맡았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의 40여년 인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 최태민은 대한구국선교단의 총재를 맡았고 박근혜는 명예총재를 맡았다.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이에 대한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반응마저 밑천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3일 문제의 王자와 관련 '연합뉴스'에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억측이다. 지지자가 왕과 같은 기세로 자신감 있게 토론 잘하라고 응원의 뜻으로 써준 것"이라며 "같은 동네 사시는 할머니께서 열성적인 지지자 입장에서 써준 것"이라며 "지지자가 그렇게 하시니 뿌리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총장은 특히 "처음에는 손바닥에 가로로 줄을 긋고 점 세 개를 찍기에 왕자 인 줄도 몰랐다"며 "세 번째 토론 때 글씨가 커서 '왕자입니까' 물었더니 '기세 좋게 토론하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옛날에는 아이들이 열나고 아프거나 중요한 시험을 보러 갈 때 집안 어른들이 '병마를 물리쳐라', '시험 잘 보라'는 의미로 손바닥에 왕자를 써주기도 했다"고도 밝혔다.

"동네 할머니가 써줬다"는 윤석열 전 총장의 입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복수의 인물이 동일하게 매직을 갖고 다니다가 동일하게 손바닥에 '王'자를 그려줘야 말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자가 써준 게 '王'자인줄도 몰랐다고 한 것은 더욱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王'자는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도 다 알만한 한자다. 윤석열 전 총장은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또 '9수'를 하긴 했지만 사법시험에도 합격해 검찰총장이라는 최고 지위까지 올랐다.

법전을 보면 많은 부분이 한자로 돼 있다. 물론 과거 출판된 서적에는 한자가 더 많았다. 또 90년대 초중반까지도 신문을 보면 한자가 굉장히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법전을 보면 많은 부분이 한자로 돼 있다. 물론 과거 출판된 서적에는 한자가 더 많았다. 또 90년대 초중반까지도 신문을 보면 많은 내용이 한자로 표기돼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법전을 보면 많은 부분이 한자로 돼 있다. 또 윤석열 전 총장이 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봤던 30~40년전 출판된 책은 더욱 한자로 도배가 돼 있었다. 90년대 초중반까지도 신문을 보면 많은 내용이 한자로 표기돼 있었다. 그래서 "'王'자인줄도 몰랐다"는 발언에 어떻게 서울대 법대를 들어갔는지, 또 법전은 어떻게 읽었는지, 사법시험은 대체 어떻게 봤는지 의구심이 쏟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용남 전 의원도 4일 방송 인터뷰에서 각종 구설을 자초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저희는 왕뚜껑 라면도 안 먹겠다. 배에도 복근 王자도 안 새기겠다"라며 "저희 캠프는 왕뚜껑 라면은 이제 다 먹었다"라고 매우 '썰렁한' 표현을 꺼냈다.

김용남 전 의원은 또 '윤석열 후보는 손 안 씼느냐. 손소독제로 웬만한 건 지워지지 않냐'는 질문에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거 같다"는 장난스럽게 답했고, 또 '여러 사람들이 동일하게 매직을 갖고 다니면서 동일하게 王자를 적어줬다는 걸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나'라는 질의에도 "적어도 1차 2차 토론회 때는 王자가 없었던 게 확인됐고, 선거를 치르다보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손바닥 아니라 얼굴이라도 내줘야할 판"이라며 논란을 키웠다.

소위 '검찰당 대표'로 불리던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본격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매일같이 '실언' '무지' '몰상식'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근엔 TV토론회에서 임금 왕(王)자를 자신의 손바닥에 적고 나온 것이 확인되며 '부적선거'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사진=MBN 방송영상
소위 '검찰당 대표'로 불리던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본격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매일같이 '실언' '무지' '몰상식'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근엔 TV토론회에서 임금 왕(王)자를 자신의 손바닥에 적고 나온 것이 확인되며 '부적선거'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사진=MBN 방송영상

윤석열 전 총장이 연일 이해할 수 없는 '무지함' '몰상식'을 드러낸 데 이어 과거 박근혜씨를 연상시키는 '주술' '샤머니즘' 구설까지 키워놓고는, 해명이라고 내놓고 있는 것도 역시 횡설수설이다. 게다가 캠프 관계자들이 내놓는 메시지도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표현한 소위 '메이저 언론'들은 그를 거대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매우 뚝심있고 강한 이미지로 묘사하며 포장했는데, 정작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이 스스로 이를 마구 허물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