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고발' 사주, 공수처, 김웅-조성은 통화 복구.."검찰은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해야 한다"..수사 피하기 어려워
김웅 "고발장은 우리가 만든다..고발장 써 보낼테니 대검에 접수하라"
조국 "'우리'라…검찰과 국힘의 고질적 유착이 육성으로 확인"

[정현숙 기자]= '윤석열 검찰'의 여권인사 '고발 사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보자 조성은 씨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간 통화 녹취파일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팀은 최근 조성은 씨가 제출한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조 씨가 고발장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였던 김웅 의원과 통화한 녹취 파일을 2개를 복구했다. 공수처가 당시 통화를 복원한 결과 실제 김 의원이 고발장의 대검 접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제보자 조성은 씨는 텔레그램으로 고발장을 김 의원한테서 받았다는 2020년 4월 3일과 8일경 김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조 씨는 당시 ‘김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대검으로 고발장을 접수하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통화내용을 보면 조성은 씨가 기억을 되살려 말한 내용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은 “우리가 (고발장을) 직접 작성하겠다”라며 특정 인사(최강욱 대표 등)를 상대로 한 고발장을 대검에 접수할 것을 요구한다.

김 웅 의원은 당시 검찰에 진작 사표를 내고 국힘 전신인 미통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상태에서 “방문할 거면 대검 공공수사부에 전화 해놓겠다”, “제가 대검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 저는 쏙 빠져야 된다”, "고발장 써 보낼테니 대검에 접수하라",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해야 한다” 등의 말을 조 씨에게 전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의 검찰과 한몸처럼 움직인 정황과 당을 통한 검찰 고발을 모의한 청부고발 사주가 더욱 확실해진 모양새다.

김 의원은 전혀 기억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조 씨와의 7분 이상 통화 내용이 증명한다. 녹취에서 도저히 기억을 못할 수가 없는 치밀하고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고발 사주 모의에 키맨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여 수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장 윗선으로 지목되는 윤석열 후보는 "고발 사주는 상식에 맞지 않다" "추미애 사단의 정치공작이다" "증거를 대라"고 큰소리쳤지만 하나씩 드러나는 증거의 칼날이 그를 옥죄고 있다.

공수처가 전날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장이던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과 당 법률자문위원 조상규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물증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이첩한 사건을 이미 수사중인 사건과 병합했다. 공수처는 사건을 병합하면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와 한동훈 검사, 김웅 의원, 정점식 의원도 피의자로 추가 입건했다.

김웅 "기억 전혀 안 나, 당에 전달했을 뿐"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이후 김 의원은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줄곧 "기억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공익 제보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당시 제보가 많아 일일이 기억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조성은씨와의 통화녹음 파일이 나오면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김웅 의원이 고발장은 우리가 만든다고 말하고, 자신이 대검을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온 게 되니까 빠져야 된다, 검찰은 억지로 받는 것처럼 해야 한다는 세세한 시나리오까지 제시한 점으로 볼 때, '단순 전달자'란 김 의원의 해명은 믿기 힘들어졌다. 가장 큰 키포인트가 조성은 씨와 7분이 넘는 전화 통화를 두 차례나 해놓고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은 누구도 수긍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가 구체적 청부고발 사주가 나온 녹취 파일을 확보하면서 조만간 김웅 의원과 정점식 의원 등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SNS를 통해 "'우리'라…검찰과 국힘의 고질적 유착이 육성으로 확인되었다"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은 "김웅 의원님, '우리'가 누구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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