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가 대폭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증액, 소상공인 손실보상 적극 확대 등 첫 상견례서 주문

[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15일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이재명 지사는 "내년 대선에서 우리 민주개혁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을 향해 구체적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며 정책 수정을 주문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에게 우리 국민들께서 이렇게 압도적 다수 의석을 주신 이유도, 그 동안 야당에 발목을 잡혀서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했으니 앞으로는 그렇게 발목 잡히지 말고 해야 될 일, 또 하고 싶은 일을 해내라는 뜻이 아니었냐 이렇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15일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을 향해 개혁과제와 정책 수정을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15일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을 향해 개혁과제와 정책 수정을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우선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화폐 예산 증액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예산 심의 과정에서 우리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역화폐 예산이 대폭 삭감됐는데, 원상 복구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지역화폐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1년 반 넘도록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역화폐' 발급에 힘써달라는 당부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올해 1조522억원에서 내년에는 2천403억원으로, 무려 77% 삭감키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기재부의 움직임에 소상공인들이 '탁상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충북상인연합회와 충북지역 소상공인단체 회장단 일동은 그 직후 성명서에서 "오늘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빚더미에 짓눌려 빈민계층으로 전락해 울부짖는 가운데 그나마 위로가 되어준 ‘지역화폐’를 기재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한시·예외적으로 증가한 지역화폐 지원규모를 정상화라는 궤변으로 대폭 삭감했다"며 기재부를 질타했었다. 

이재명 지사는 두번째로 "소상공인들의 국가명령에 의한 영업제한에 대해 손실보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하한선이 너무 낮다"며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절망과 분노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적극적 손실보상 정책도 민주당 의원들에 주문했다. 

기획재정부가 2022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올해 대비 77%나 삭감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재부가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 증액을 민주당 의원들에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2022년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올해 대비 77%나 삭감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재부가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 증액을 민주당 의원들에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의 이날 당부는 기획재정부와 홍남기 부총리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영업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손실보상을 하고 지역화폐 예산을 늘리는 것은, 기재부의 현 방침과는 정반대라서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라는 전세계적 비상시국에도 '곳간지기'를 자처하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거부하고, 오랫동안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에도 '선별'로 일관하는 등 매우 소극적으로 반응해오고 있다. 그는 이와는 반대로 국가채무 비율을 조정하는 '재정준칙'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있음에도 '임명직'인 홍남기 부총리의 고집 하나 뚫지 못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재난지원금도 '선별'로 지급되면서 시장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못했고, 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한 많은 이들이 이의신청을 쏟아냈다. 다른 국가들이 코로나 비상시국에 국가부채를 늘려 시민들을 지원, 가계부채 상승을 억제한 반면 한국만은 정반대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며 민심도 대폭 악화된 것이다. 

국가신용등급은 정부 부채 규모가 아닌 이자 상환 능력을 외환보유고로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됨에도, 대다수 언론과 기재부 등은 정부 부채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국가 부도가 날 것처럼 공포를 조장해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공포를 과감하게 '뚫고' 나가라는 것이 이재명 지사의 주문인 셈이다. 

이재명 지사는 '개혁'의 정의에 대해 "기존의 나쁜 시스템을 좀 더 나은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고 결국 기존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로 얘기하면, 기존에 더 많이 혜택을 보던 소수가 반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혁은 본질적으로 저항, 반발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는 "소상공인들의 국가명령에 의한 영업제한에 대해 손실보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하한선이 너무 낮다"며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절망과 분노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적극적 손실보상 정책도 민주당 의원들에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소상공인들의 국가명령에 의한 영업제한에 대해 손실보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하한선이 너무 낮다"며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절망과 분노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적극적 손실보상 정책도 민주당 의원들에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더 나은 나라,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우리가 잠시의 반발과 약간의 갈등을 감수하고 더 나은 상태를 반드시 만들어내는 용기와 결단, 추진력이 꼭 필요하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이밖에도 △충분한 공정성 확보 △민생 개혁 △성장 회복 등을 추후 과제들로 언급했다. 

이재명 지사는 자신이 가장 경제영역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직후 취임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과감한 정책들로 미국 50년 호황의 기반을 만든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재명 지사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 대해 "그 때 당시로서는 정말로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획기적인 공산주의적, 또는 사회주의적 정책들을 만들어서 강력하게 집행했다. 그때 당시 소득세, 법인세, 소득세율 가장 높은 구간이 91%였다"며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복지 정책, 실업 정책, 일자리 정책, 세금 정책, 재정 정책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면서 미국의 50년 호황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는 "제가 보기엔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루즈벨트식의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통해서 새로운 성장의 여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되는 탄소 제로 시대, 또 디지털화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 그리고 앞으로 주기적으로 맞게 될 펜데믹 이런 것들을 계기로 우리가 다른 나라들보다 딱 반 발짝만,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서 앞서가기만 한다면, 저는 엄청난 기회를 누리는 선도국가로 우리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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