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에서 측근 도의원 "전해철은 이낙연 지지한다", 이후엔 "오바했다"

[ 고승은 기자 ] = 개신교 개혁을 외치는 사단법인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5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전해철 장관의 '선거중립 위반' 논란은 그의 측근 도의원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탐사전문매체 '열린공감TV'는 지난 9일 '음모론의 시작! 화천대유의 진원지!-“조금 있으면 큰 게 나온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송한준 경기도의원(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 안산 제1선거구)의 육성을 보도했다. 지난 9월 3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31개 시군 시·도의원 이낙연 경선 후보지지 선언’ 행사 중 송한준 도의원은 "'저 전해철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저한테 정확하게 말씀해주셨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탐사전문매체 '열린공감TV'는 지난 9일 송한준 경기도의원(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 안산 제1선거구)의 육성을 보도했다. 지난 9월 3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31개 시군 시·도의원 이낙연 경선 후보지지 선언’에서 송한준 도의원은 "'저 전해철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저한테 정확하게 말씀해주셨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진=열린공감TV 방송화면
탐사전문매체 '열린공감TV'는 지난 9일 송한준 경기도의원(전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 안산 제1선거구)의 육성을 보도했다. 지난 9월 3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 31개 시군 시·도의원 이낙연 경선 후보지지 선언’에서 송한준 도의원은 "'저 전해철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고 저한테 정확하게 말씀해주셨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진=열린공감TV 방송화면

평화나무는 고발장에서 "선거사무 총괄 책임자인 전해철 장관은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심판"이라며 "심판이 특정 편에 서면 자격이 없다. 공명선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심판에 대한 신뢰는 기본 전제다. 이것 없이 우리는 공명선거를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화나무는 송한준 도의원이 행사장에서 한 발언인 만큼, "목적성, 능동성, 계획성이 강력하게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송한준 도의원은 '평화나무'에 문제의 발언과 관련 "(자신이) 이낙연 후보를 돕고 있는데, 지지율이 계속 30%대를 밑돌고, 캠프 사기도 좀 떨어지고 그래서 오버해서 말했다"라며 "당내 경선이기에 오버했던 부분이 있으니 좀 헤아려 달라"고 말을 바꾸었다. 

평화나무는 "송한준 도의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고 덮을 수 없다. 명색이 공인이 언론보도로 논란이 되자 공적 자리에서 했던 발언을 순식간에 뒤집는 행태는 상식 밖"이라며 "게다가 이 발언과 관련해 '전해철 장관실에서 전화 연락을 받았다'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내가 먼저 전 장관 쪽에 전화를 했다'라고 말을 바꾸는 등 경위 설명이 오락가락 횡설수설"이라고 비판했다.

평화나무는 전해철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위치에 있음에도 제대로 임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권력을 무시하며 '방역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씨를 계속 평화나무가 고발했음에도, 경찰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나무는 전해철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위치에 있음에도 제대로 임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권력을 무시하며 '방역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씨를 계속 평화나무가 고발했음에도, 경찰이 아직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는 전해철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위치에 있음에도 제대로 임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권력을 무시하며 '방역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씨를 계속 평화나무가 고발했음에도, 경찰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전광훈씨는 지난해 광복절 광화문 집회로 전국에 코로나 확진자를 크게 폭증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평화나무는 또 "나사 풀린 경찰의 행태가 어디 이뿐인가"라며 최근 '평화나무' 기자가 방배경찰서 취재 중 수사관에게 가방을 빼앗기고 폭언을 듣는 등 봉변당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평화나무는 "행정가의 무능도 범죄라고 하는데 행정가의 불법은 어떨까"라고 일갈했다.

평화나무는 전해철 장관을 향해 "당신은 특정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고, 게다가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방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대선을 관리하기엔 당신의 포지션은 위험천만하다"며 "민주당 탈당은 물론, 자신의 모든 정무적 직함과 정치적 미래까지 포기하는 즉 '돌아갈 다리를 불태우는' 용단을 내리며 그 직을 유지하든지 아니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고발장 접수 전 전해철 장관 보좌관이 평화나무에 '고발하지 말라'며 맞고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해당 보좌관은 "전해철 장관은 관련(이낙연 지지)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선거와 관련해 송한준 의장을 따로 만나 지시나 의사표명을 한 적이 없다"고 '평화나무'에 밝혔다.

'평화나무'는 전해철 장관의 보좌관이 "안 그래도 여당 상황이 좋지 않은데, 여당에 우호적이라고 하시는 분이 여당의 국무위원을 상대로, 없는 사실로 정부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모습. 행정안전부 장관은 선거사무 총괄 책임자이기도 하며, 경찰을 지휘감독할 의무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모습. 행정안전부 장관은 선거사무 총괄 책임자이기도 하며, 경찰을 지휘감독할 의무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김용민 이사장은 "평화나무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림에 있어 당사자인 송한준과 전해철 두 사람의 말만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게다가 이는 선거주무장관의 선거개입 의혹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이다. 당사자들 말만 듣고 규명됐다고 한다면 무책임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전해철 장관 측이 '여당의 국무위원'이라고 한 데 대해선 "선거사무 총괄책임자로서 누구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대한민국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스스로 '여당의 국무위원'이라니. '이게 실화냐'를 묻고 싶을 따름"이라며 "그런 마인드로 일했나. 고발이 불편한가"라고 따져물었다. 

김용민 이사장은 "전해철 장관의 선전포고를 환영한다"며 "전광훈류 목사들과 목숨걸고 피터지게 싸우는 것이 일상사지만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과도 한판 붙을 줄은 우리도 몰랐다. 걸어온 싸움에 회피하지 않겠다. '공명선거 사수'는 평화나무의 사명이자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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