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제서울프라이드영화제 기자간담회

"2021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기자간담회 /(사진=Aejin Kwoun)
"2021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기자간담회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11월 4일 개막을 앞둔 “2021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이하 프라이드영화제)”의 개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가 지난 13일 아트나인 야외테라스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김승환 프로그래머, 탈핵신문 운영위원장 김현우,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 이동윤 평론가가 참석했다. 또한, 개막작 ‘안녕, 내일 또 만나’의 백승빈 감독과 배우 심희섭, 신주협 배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역대 프라이드영화제의 상영작을 파노라마로 펼쳐 보이는 공식 트레일러로 기대감을 자아낸 기자간담회는 김승환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행사의 문을 열었다. “2021년에는 다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쉽습니다”라며 코로나 상황에도 참석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 프라이드영화제는 이 모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핵심 가치인 자긍심(pride), 다양성(diversity), 연대(solidarity), 교류(network)를 기반으로 올해도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양질의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라며 영화제가 속해 있는 연맹(아시아 태평양 프라이드영화제 연맹)의 상임이사국으로 아시아 퀴어영화의 허브이자 명실상부하게 최대규모의 영화제로 성장하고 있는 이번 영화제가 더욱 내실을 다짐을 자신하였다.

프라이드영화제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사진=Aejin Kwoun)
프라이드영화제 김조광수 집행위원장 /(사진=Aejin Kwoun)

영화감독과 제작자뿐 아니라 인권운동에 앞서고 있는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로 조심스럽지만 올해도 극장에서 영화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할 수 있는 상황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드코로나 시국과 발맞춰 혹시 모를 오프라인 행사에 대해서도 조금 더 원활하게 준비 중입니다. 11월 초 영화제 개막 당시 정부지침에 따라 좀 더 활발한 관객과 만남을 기대하고 있으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제에서 영화를 보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영화를 통해서 추스르고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가길 바랍니다”라고 전하며 다양한 영화에 관한 관심을 소망했다.

프라이드영화제 김승환 프로그래머 /(사진=Aejin Kwoun)
프라이드영화제 김승환 프로그래머 /(사진=Aejin Kwoun)

폐막작인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 예고편 상영이 종료된 후, 김승환 프로그래머는 개편된 섹션 소식 및 주요 작품과 심사위원, 그리고 새롭게 열린 민규동 감독 마스터 클래스를 소개했다. 역대 최대규모 전 세계 32개국 125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월드프리미어 15편, 인터네셔널 프리미어 10편, 아시아프리미어 20편 등 전체 상영작 50%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개하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스페셜프라이드섹션, 오픈프라이드섹션 등 기획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작품이 본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고 있어 많은 영화팬들의 신작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2019년 국제영화제로 승격된 후 경쟁 부문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2021년, 국제영화제로 도약하며 영화제의 본질에 충실한 변화를 위해 섹션과 시상 부문의 개편을 실행했다. 지난 10년 동안은 성정체성과 성적지향 중심의 프로그래밍을 선보여왔다면, 2021년부터는 신인 감독과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여 우리나라 퀴어영화 산업 발전 및 문화 다양성 확대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 결과 섹션 부분에서는 매해 영화제가 주목하는 정치적 이슈를 선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작품을 선보였던 ‘핫 핑크 섹션’을 폐지하고, 주목할만한 퀴어영화를 연출한 전 세계 신인 감독을 주목하는 ‘뉴 프라이드 섹션’을 신설하였다.

프로그램 섹션 개편에 따라 수상 부문에서도 변화가 있다. 이전에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장편경쟁, 한국 단편경쟁, 퀴어영화 평론가상 부문이 있었다면, 올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신인 감독 작품상, 신인 감독 평론상, 한국 단편경쟁 부문의 작품상과 연기상이 수여된다. 신인 감독 작품상과 신인 감독 평론상의 신설은 신인 감독들의 신선한 시선과 창의적인 작품 세계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뉴 프라이드 섹션의 개설 맥락과 같다. 특히 한국단편경쟁 부문의 경우 편견이 없어지고 사회 인식이 좋아졌다지만, 배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퀴어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는 배우들의 용기 있는 태도가 크다 여겨 감독뿐만 아니라 뛰어난 배우에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 아래 연기상 부문이 신설되었다.

2013년부터 국내 퀴어영화 제작 환경의 다변화·활성화에 한 획을 그은 사전제작지원제도인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는 기획개발 단계에서 후반 배급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2014년 제작지원작인 신종훈 감독의 ‘소월길’은 세계 3대 국제단편영화제 중 하나인 팜스프링스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16년 제작지원작인 장윤주 감독의 ‘모모’는 북미 최대규모의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토론토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런던극동영화제에 초청되었다. 2019년 제작지원작인 신종훈 감독의 ‘고잉 마이 홈’은 홍콩레즈비언게이영화제에서 최고 단편상을 수상하였으며, 이성욱 감독의 ‘아이스’는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관객심사단상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후쿠오카인디펜던트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2020년 제작지원작은 윤대원 감독의 ‘매미’와 차유아, 박찬아 감독의 ‘퀴어영화를 찍는 초보감독을 위한 지침서’이다. 이 중 ‘매미’는 칸 국제영화제의 학생 중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세션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2등 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총 22편의 영화제작을 지원했던 영화제는 올해부터 지원제도를 조금 더 강화하여 예전에는 단순히 시나리오 평가만으로 제작지원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공개 피칭으로 선발하여, 사전에 교육까지 철저히 진행하고 1:1 멘토링 등 감독과 작품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제작비 지원의 규모는 단편 편당 천만 원 상당이다.

이제는 퀴어영화 마스터클래스를 해야 할 시기를 맞아 민규동 감독님의 작품들로 첫선을 보인다. 민규동 감독은 한국 퀴어영화 중 단연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꾸준히 퀴어 코드가 들어간 영화를 만들며 한국퀴어영화의 주요한 흐름을 만들어왔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이러한 민규동 감독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5편의 작품 상영과 인터뷰 책 발간, 영화제작 강의 등 다양한 마스터 클래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민규동 감독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끝과 시작(2013)’,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열일곱(1997)’ 등 총 5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탈핵신문 운영위원장 김현우 /(사진=Aejin Kwoun)
탈핵신문 운영위원장 김현우 /(사진=Aejin Kwoun)

2021년 오픈프라이드섹션에서 프라이드영화제와 손을 잡고 함께 목소리를 높일 단체는 탈핵신문이다. 특히 올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35주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을 맞은 해로, 원전 보유국인 우리나라의 중요한 이슈인 ‘탈핵’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우리나라 역시 다수의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로 그 위험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특히 고리 원전과 월성 원전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며 그 위험성에 주목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탈핵운동의 필요성 역시 더욱더 크게 제기되고 있다. 오픈프라이드섹션을 함께 기획한 탈핵신문 운영위원장 김현우는 “월간 신문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인 탈핵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런 핵, 피폭의 문제가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의미가 확인되는 부분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하였다. 탈핵 관련 소개될 작품은 6 작품이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된다. “러시아의 생생한 시각, 기자의 시각으로 본 후쿠시마, 국내 월성 등 피폭 위험을 안고 있음에도 불가피하고 필요하므로 어딘가의 희생이 어쩔 수 없고 문제없다는 게 핵산업 쪽의 주장입니다. 사고 후 핵에너지 대처 불가능성 얼마나 큰 재난인지, 일상의 고통이 인정받지 않고 유난 떤다고 하는지 민주주의 대의정치에서 소수자, 희생자 그리고 인권감수성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바랬다.

이동윤 평론가 /(사진=Aejin Kwoun)
이동윤 평론가 /(사진=Aejin Kwoun)

발간 소식부터 화제를 모았던 ‘한국레즈비언영화사’의 편집책임을 맡은 이동윤 평론가는 책 소개와 한국 레즈비언 영화를 다루는 올해 프라이드 섹션에 관한 소개를 하였다. “여성 영화 안에서 레즈비언이 논의된 바 있지만, 영화 주체를 넘어 레즈비언으로 재호명하는 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여성으로 겪게 되는 폭력, 모순을 넘어서 동성애자로 겪게 되는 편견과 왜곡의 지점들을 담아 책에 담고자 했습니다”라는 설명처럼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그러한 확장된 시선으로 한국 레즈비언 영화를 살펴보고, 그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담아낸 ‘한국레즈비언영화사’의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레즈비언영화사’는 한국에서 제작된 레즈비언 영화의 역사를 짚어보는 동시에, 영화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이론적 프레임과 비평,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2019년 ‘한국퀴어영화사’, 2020년 ‘한국트랜스젠더영화사’에 이어 발간된 세 번째 시리즈다.

‘한국레즈비언영화사’는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은 한국의 다양한 레즈비언 영화들을 소개하고, 그 영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논점을 소개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여러 주제와 시대를 아우르는 총 21편의 한국 레즈비언 영화를 자세히 소개한다. 세 번째 장은 작품 분석을 통해 레즈비언 영화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하고, 레즈비언 영화를 바라보는 확장된 시선을 탐구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레즈비언 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다. 총 8명의 전문 필진이 선보이는 깊고 풍부한 이야기와 작품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감독 5명의 인터뷰로 이루어진 알찬 구성은 더욱더 넓은 시선으로 특별한 경험을 만든다. ‘한국레즈비언영화사’의 자세한 목차와 필진 소개 등은 해당 텀블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레즈비언영화사’는 오픈 4일 만에 텀블벅 펀딩 목표 금액 100%를 달성하고 현재 300%를 넘어서며 정식 출간을 앞두고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레즈비언영화사’는 10월 말 텀블벅 후원 종료 후 11월에 정식 출간된다. 텀블벅 후원에 참여하면 가장 먼저 ‘한국레즈비언영화사’를 만나볼 수 있다.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 /(사진=Aejin Kwoun)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 /(사진=Aejin Kwoun)

기회균등과 다양성 포용 정책의 하나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자는 공동의 목표하에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주한영국문화원, 영국BFI플레어가 함께 공식적인 동반관계를 맺어 선보이는 공동 프로그램은 세계 최초의 온라인LGBTIQ+ 영화제 ‘Five Films 4 Freedom’에서 상영하는 작품들과 BFI 플레어에서 ‘프레쉬 플레어(Fresh Flare)’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프로그램 이벤트(BFI Flare in Seoul PRIDE with the British Council)를 함께 기획한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는 BFI와 프라이드영화제, 영국문화원의 협업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12편의 엄선된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와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의 기관 대표 협약식 사진 촬영도 있었다.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와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의 기관 대표 협약식 /(사진=Aejin Kwoun)
주한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와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의 기관 대표 협약식 /(사진=Aejin Kwoun)

프라이드영화제는 국내외의 뛰어난 작품성을 갖춘 다양한 퀴어영화를 선보이고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 축제를 만들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매년 다각도의 노력으로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성소수자의 삶과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전하고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인권을 인식할 다양한 기회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내 퀴어 영화 산업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고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국제영화제로 승격된 후, 2020년 개최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식 로고와 엠블럼을 공개하며 더 큰 도약을 다짐했다. 그리고 그 목표대로 2021년, 프라이드영화제는 더욱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차례대로 공개하며 벌써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엑스포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였다. 올해까지는 예산 부족 및 코로나로 인해서 변수의 최소화를 위해 분산해서 개최했지만, 내년부터는 영화제 기간에 부대행사까지 열어서 더욱더 풍성하게 할 예정이며 프랑스어 종합 채널방송 ‘TV5MONDE’, 골드만삭스, 왓챠, 왓챠플레이, 블루드, 아이샵 등 오랜 파트너사들이 국제영화제 승격에 걸맞은 협찬후원으로 나날이 풍성한 작품들과 이야기로 관객들과 함께하고 있다.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보고 싶은 영화가 너무 많다는 불평이 쏟아지면 어쩌나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라며 순차적으로 공개될 개막작과 폐막작, 그리고 새로워진 프로그램과 올해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뛰어난 작품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올해 프라이드영화제는 11월 4일(목)부터 11월 10일(수)까지 총 7일간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매년 꾸준히 프라이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왔던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작년 휴점 소식을 전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지만, 수많은 요청 끝에 올해 2월 재개관을 알리며 명실상부한 독립영화관의 부활을 알렸다. 올해 프라이드영화제는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와 다시 한번 손을 맞잡으며 수많은 씨네필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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