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장실-ver2"무대사진 | 이번 작품의 무대는 ver1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소파는 벤치로, 전신거울은 입구 근처로 그리고 앞쪽 무대에 낙엽이 깔린 점들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그 미묘하게 달라진 작은 점들이 같지만 조금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사진=Aejin Kwoun)
"분장실-ver2"무대사진 | 이번 작품의 무대는 ver1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소파는 벤치로, 전신거울은 입구 근처로 그리고 앞쪽 무대에 낙엽이 깔린 점들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그 미묘하게 달라진 작은 점들은 같지만 조금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지난 8월 개막한 여배우 4인의 연극 ‘분장실’과 같은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작품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시대와 캐릭터를 일부 각색하며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남자 배우 버전의 연극 “분장실-ver 2”가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주간예매순위(10월 12일~18일) 1위에 오른, 배우의 업과, 현실의 삶의 경계에서, 쉼없이 고민하고 갈등하며 시간을 쌓아올리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세혁 각색 및 연출의 이번 작품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번 달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일하고 꿈꾸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업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분장실-VER2" 공연사진 /(제공=나인스토리)
"분장실-VER2" 공연사진 | A(유승현)와 B(정원영)의 대화들 속에서 '갈매기', '세자매', '멕베스', '벚꽃동산' 등의 고전명작을 무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버전에서는 시대를 따라 작품의 방향을 달리해야 했던 이전 세대 예술가들의 고뇌까지 잠시 느껴볼 수 있다. /(제공=나인스토리)

작품의 제작사 T2N미디어는 “여자 버전과 남자 버전을 올리겠다는 결정을 한 후 치열한 작품 개발 단계를 거쳤다. 관객들에게 더욱 새로운 각도에서 다가가기 위해 모든 분야의 스태프들이 노력한 결과물이다”라는 호언장담처럼 새로운 각색 버전의 이번 작품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큰 호평 속에 연일 높은 객석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분장실-VER2" 공연사진 /(제공=나인스토리)
"분장실-VER2" 공연사진_C(홍승안)와 D(김준영)의 대립은 그들의 숨은 고뇌를 느끼며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든다. /(제공=나인스토리)

분장실 안의 네 배우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는 연극 “분장실-VER 2”는 올해 4월 타계한 일본 현대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작품을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가 공연 중인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이숙, 정재은, 배종옥, 황영희, 손지윤, 우정원, 이상아, 지우가 출연하였고 지난달 12일 막을 내린 여배우 4인의 연극 ‘분장실’이 2021년 하반기 최고의 연극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흥행한 것에 이어 같은 극장에서 배턴을 이어받은 “분장실–VER 2” 역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977년 초연 이후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연극 ‘분장실’의 작가 시미즈 쿠니오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로, 과거의 기억들이나 환상을 통해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는 등 문학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을 남긴 작가이다. 그는 ‘와세다 연극상’, ‘떼아뜨르 희곡상’, ‘이즈미교카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4월 생을 마감했다.

이 작품은 삶의 희로애락을 무대 뒤 공간, 분장실이라는 공간에 담아내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네 명의 배우는 분장실이라는 한 공간 안에서 만난다. 시대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방황하다가 연극이라는 언어를 발견해 빠져드는 A, 정신없이 바뀌는 세상 속에서 자신이 펼치는 연극마저 휙휙 바뀌며 급기야 자신이 누군지 모르게 되는 B, 무대 위 언어와 무대 바깥의 언어의 괴리감 때문에 늘 고민하지만, 오늘도 묵묵히 무대에 오르는 C, 연극이라는 세상 속에 갇혀서 정작 세상 바깥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D.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배우들의 열정과 고뇌는 현시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며 위로와 희망을 선사한다.

"분장실-VER2" 포스터 /(제공=나인스토리)
"분장실-VER2" 포스터 /(제공=나인스토리)

녹록지 않은 삶의 치열함을 보여주면서도 따뜻한 웃음과 위로를 담고 있는 연극 “분장실-ver 2”에는 배우 박민성, 유승현, 정원영, 유희제, 김바다, 홍승안, 김준영, 도지한이 출연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 공연장을 찾아와 관객석을 채워주고 있는 관객들에 감사의 의미로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공연의 예매자 전원에게 배우들의 공연 실황 낭독 CD를 증정하고 있다. 매체의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음에도 연극적인 색채가 강렬했던 VER1과 비교하면 오히려 연극배우들이 주로 나오는 이번 작품은 기대가 컸던 만큼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색깔로 무대 위 배우들의 고뇌를 느끼는 시간이 아깝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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