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퇴직금 50억' 인지하고도 뭉갠 국힘, '최전방 공격수'와 빠르게 손절

[ 고승은 기자 ] = 화천대유 1호 사원이었던 아들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사직안이 11일 통과됐다. 문제의 50억은 곽상도 전 의원 측에 건네진 대가성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은 상황에서, 검사 출신인 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제대로 지켜볼 일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곽상도 의원의 사직안을 재석 252명 중 찬성 194명, 반대 41명, 기권 17명으로 처리했다. 

문제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 건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1호 사원으로 취직, 수년 간 근무했다가 퇴사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은 오랜 법조기자 출신으로 법조계 고위인사들과도 인연이 깊었다. 그는 검사 출신인 곽상도 전 의원과도 인연을 맺고 있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었던 아들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사직안이 11일 통과됐다. 문제의 50억은 곽상도 전 의원 측에 건네진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은 상황에서, 검사 출신인 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제대로 지켜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 1호 사원이었던 아들의 '퇴직금 혹은 산재위로금 50억'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사직안이 11일 통과됐다. 문제의 50억은 곽상도 전 의원 측에 건네진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은 상황에서, 검사 출신인 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제대로 지켜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26일 '노컷뉴스'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며,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추석 연휴 전에 이미 그 사실을 전달받아 이미 인지했다고 보도했다. 곽상도 전 의원은 보도 직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며칠 뒤에는 의원직 사퇴까지 선언했다.

곽상도 전 의원은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으로 박근혜 정권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그는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대구의 '진박 6인'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박근혜의 대표적 측근인사였다. 그런 대표적 친박 인사임에도, 국민의힘에선 마치 화천대유의 몸통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라고 줄곧 강변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일 연설회에서 "원유철에게 고문료를 주고, 곽상도 아들에게 50억 원을 주고, 윤석열 아버지의 집을 사준 사람이 바로 화천대유 주인"이라며 "만약에 내가 주인이었으면 지나가는 강아지에게 던져줄지언정 (강기훈씨)유서대필 조작검사 아들에겐 단돈 1원도 결코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었다.

즉 곽상도 전 의원과 원유철 전 의원(현재 수감중) 등 '친박계' 정치인들은 물론 화천대유 자문·고문단으로 이름이 나온 이들 모두 박근혜 정권 당시 요직에 임명된 인사들이라는 점인데, 이재명 후보는 이들과 극렬한 대립관계에 있다. 그러니 마치 '만물 이재명설'이나 다름없게 보였던 것이다. 

곽상도 전 의원은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으로 박근혜 정권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그는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대구의 '진박 6인'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박근혜의 대표적 측근인사였다. 사진=연합뉴스
곽상도 전 의원은 대표적 '친박계' 정치인으로 박근혜 정권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그는 2016년 총선에 출마할 당시 대구의 '진박 6인'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박근혜의 대표적 측근인사였다. 사진=연합뉴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을 약속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6인 명단에도 곽상도 전 의원의 이름이 등장한다. 박수영 의원이 공개한 6인에는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근혜 정권 때 임명),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박근혜 정권 임명), 김수남 전 검찰총장(박근혜 정권 임명), 그리고 홍모씨(언론사 사주)다. 

한편 문제의 50억에 대해 김만배 전 부국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곽병채씨는) 내 아들 같은 조카다. 그래서 회사 일을 하다 병을 얻은 게 너무 안쓰러웠다. 나중에 병명을 알면 상식에 부합할 것"이라며 '산재위로금' 측면의 50억이라고 했다가 파장을 빚기도 했다. 보통 산재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유족에게 전달되는 금액이 1억원 안팎에 불과한 걸 감안하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서다. 

곽상도 전 의원이 이제 금뱃지를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이 되면서, 검찰이 그를 어떤 혐의를 적용해 소환조사할지 주목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당초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해당 혐의는 제3자가 금융회사 업무에 관해 관계자를 알선하고 금품을 수수하거나 요구하면 성립한다. 

2015년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상도 전 의원이 김만배 전 부국장의 부탁을 받아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이들 3인은 모두 성균관대 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곽상도 전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아들(문준용 작가), 딸(문다혜씨)은 물론 사위와 초등생 손자까지 겨냥한 각종 의혹들을 쉴 새 없이 제기해오며 '문재인 스토커' '문준용 스토커'라고까지 불리웠다.

곽상도 전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아들(문준용 작가), 딸(문다혜씨)은 물론 사위와 초등생 손자까지 겨냥한 각종 의혹들을 쉴 새 없이 제기해오며 '문재인 스토커' '문준용 스토커'라고까지 불리웠다. 그는 명백한 '가짜뉴스'까지 인용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녀들까지 역시 집요하게 공격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상도 전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아들(문준용 작가), 딸(문다혜씨)은 물론 사위와 초등생 손자까지 겨냥한 각종 의혹들을 쉴 새 없이 제기해오며 '문재인 스토커' '문준용 스토커'라고까지 불리웠다. 그는 명백한 '가짜뉴스'까지 인용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녀들까지 역시 집요하게 공격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상도 전 의원은 명백한 '가짜뉴스'까지 인용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녀들까지 역시 집요하게 공격하는 등, 국민의힘 내에서 '최전방 저격수' 노릇을 했다. 이는 이른바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이용한 행위였는데, 이제 그런 보호망 없이 부자가 함께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곽상도 전 의원의 사직안이 처리된 직후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뻔뻔한 거짓말도 이제 국회의원 방어막 없이 하게 됐다”며 “검찰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수사하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즉시 구속하기 바란다”고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른바 자신들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와 재빠르게 손절한 격이다. 특히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50억을 받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뭉개고는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주 뻔뻔한 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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