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심과 다른 이재명·윤석열 지지율..보수층 모수(母數)의 차이
NBS 母數 진보 312명, 보수 314명…갤럽 母數 진보 241명, 보수 313명
NBS 응답률 30.2%·갤럽 15%..응답률이 높을수록 여론 반영도 높아

[정현숙 기자]= 최근 대구·경북과 부·울·경 방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현장 반응은 매우 뜨겁다. 특히 지난 18일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이 후보 부부를 접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따뜻하고 호의적이다.

윤석열 36%, 이재명 35%, 격차 1%포인트 (4대 여론조사기관(NBS)전국지표조사 18일 발표)

윤석열 42%, 이재명 31%, 격차 11%포인트 (한국갤럽 19일 발표)

반면 여러 비위 혐의 등에 걸려 수사 선상에 오른 부인 김건희 씨를 대동하지 못하고 혼자 관중석에 앉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반응은 썰렁하기 짝이 없어 SNS 등으로 비교되는 사진이 올라온다. 그런데 정작 지지율은 윤 후보가 앞서고 있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에서 그나마 중도성향이라고 자임하는 '한국일보'가 19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하루 사이 '널뛰기' 지지율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놨다. 그 이유와 궁금증을 정리해 본다.

4대 여론조사기관인 '전국지표조사(NBS)'가 18일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36%, 이재명 후보는 35%로 나타났다. 지난주 7%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주자 간 격차는 1%포인트로 완전 초박빙이 된 모양새다.

하지만 19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후보가 크게 앞섰다. 윤 후보가 42%, 이 후보는 31%로 조사됐다. 지난달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는 11%포인트가 뛰었지만 이 후보는 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3%포인트였던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는 11%포인트나 벌어졌다. 왜 그럴까?

두 조사기관의 결과가 다른 건 모집단 모수(母數)의 차이로 관측됐다. 통계학에서 모수란 모집단의 특성을 나타내는 값이다. NBS의 경우 이념 성향별이나 지지 정당별에서 계층 간 응답자 수가 비슷했다. 반면 갤럽은 보수와 진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자의 응답자 수에서 차이를 보였다.

NBS 조사를 이념 성향별로 보면 성향별 응답자 수 차이는 ±1명으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진보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수는 312명이고 중도와 보수 응답자는 각각 313명, 314명이었다. 지지 정당별 응답자 수를 보면 민주당은 332명, 국힘은 357명으로 나온다. '지지 정당 없음'이라고 밝힌 무당층은 194명이었다.

전국지표조사(NBS)가 18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 NBS 제공
전국지표조사(NBS)가 18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 NBS 제공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한국갤럽 제공

하지만 갤럽의 성향별 응답자 수는 많게는 70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는 313명이었지만, 진보라고 한 응답자는 241명에 그쳤다. 중도층이라고 한 응답자는 288명이었다. '모름·응답 거절'이라고 한 응답자는 158명이나 됐다.

주요 지지 정당별 모수는 국힘이 민주당보다 100명이나 많았다. 국힘을 지지한다고 한 응답자는 406명이었지만, 민주당 지지자는 296명이었다. 정의당 지지자는 43명이었고, 무당층은 189명이었다.

두 조사의 응답률도 달랐다. 갤럽의 응답률은 15%지만, NBS는 30.2%로 갤럽의 두 배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응답률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답률이 높을수록 정치 관심도가 적은 사람들의 여론도 반영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럽보다 NBS 여론조사 결과가 더 신뢰가 가는 것은 응답률이 2배나 높고 정치 성향별 응답자 수 차이가 많지 않다는 점에 있다. NBS는 연령별 할당과 조사 완료 사례 수가 거의 일치하는 반면 갤럽은 50~60대 이상 보수, 고령층이 할당 수보다 더 많다. 이건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모수 표집 자체가 조작된 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갤럽 여론조사 도표를 보면 40대 이하 연령층을 다 합쳐도 50~60대 이상 연령층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고령층이 더 적극적으로 전화 여론조사에 응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더 나올 수밖에 없다는 풀이가 나온다. NBS와 다르게 여론조사 기관 대부분 응답률이 5%에서 15% 이하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이 이런 사실을 묵과하고 윤 후보 우세 제목으로 띄우는 현실이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이날 매체와의 통화에서 "(NBS) 응답률이 높다는 건 응답 적극성이 낮은 유권자까지 답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라며 "조사 결과 심층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응답률이 낮다는 건 표층 여론, 즉 정치 고관심층이 우선적으로 잡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보수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의 응답이 많은데, 이 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직 윤 후보에 대한 컨벤션 효과나 기대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尹 MZ세대‧중도 표심 놓치면 이재명에게 기회가 갈 것"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윤석열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은 '어부바 지지율'"로 "단기적인 지지 상승세로, 여야 후보의 지지율은 앞으로 계속 출렁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 소장은 지난 18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지금까지 정권교체 여론의 덕을 윤 후보가 봤다"라며 윤 후보의 '대세론'에 선을 긋고 이렇게 말했다.

현재 윤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윤 후보의 매력이나 강점이 아닌 철저히 정권교체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으로 앞으로 양 후보의 선대위가 본격 가동되면, 공방 과정에서 윤 후보에게 매우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배 소장은 전망했다.

배 소장은 "이제 (경선이 끝났으니) 이재명과 윤석열 1:1 구도가 됐지 않나. 이건 정권유지냐 정권교체냐의 대결"이라며 "이제 유권자는 선택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를 찍으면 정권유지가 될 것 같거든. 한 마디로 윤 후보의 지금 지지율은 '어부바 지지율'이다. (문재인 정부가) 싫은 사람들이 윤 후보에게 표를 주고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선 후보의 지지율들은 계속 출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대로 (지지율이) 가지 않는다. 2030세대, 중도층,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이 아직 (윤 후보에게) 확실히 가지 않았다. 이 유권자들의 특징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배 소장은 "일단 어부바 지지율과 컨벤션 효과는 길어봐야 4주다. 연말 연초가 되면 상황은 바뀐다"라며 "선거는 과학인데, 역대 대선이 항상 그랬다. 이제 (뒤쳐져 있는) 이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할 것이다. 이때 후보와 당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요동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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