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만 피우고 김건희 소환 않는 검찰..주가조작 공모자는 전원 구속
김건희, 별도계좌로 이체했다면 신한증권 계좌엔 ‘타사출고’ 찍혀야..홍사훈 "직접 확인 못해주겠다고 해"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 57만주 주식 '타사출고' 왜 삭제했나?(홍사훈)

[정현숙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필요한 자금을 대주고 통장까지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검찰 소환 보도가 나온 것이 벌써 한달 가까이 되고 있지만 아직 단 한 차례도 소환조차 되지 않았다.

주가조작 핵심 선수로 알려진 이정필씨와 권오수 도이치 회장 등 5명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에 김건희씨와 함께 공범으로 적시된 인물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 주요 혐의자들이 대부분 구속됐지만, 김씨가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소환 조사와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경찰 내사보고서에는 이들의 수법이 '개미핥기 작전'으로 주가를 띄운 것으로 파악했지만 검찰 수사로 나아가지 못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구속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정필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기소할 방침이지만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소환' 설만 무성하고 정식 수사에 대한 기미가 없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10년 전에 벌어진 사건이지만 관련자들이 모두 구속되면서 그만큼 혐의가 확실하다는 방증으로 수사 단계상 김건희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작에 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이 김씨를 기소를 하든 불기소를 때리든 일단 불러내야 하는데 미동이 없어 '검찰 수사가 김건희씨 앞에만 가면 멈춘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패밀리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을 향한 각종 비리혐의가 정점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가장 집중되는 대목이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윤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로 떠오른다. 특히 윤 후보 측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출고 관련한 사항을 일부 삭제하고 공개하면서 더욱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윤 후보 측은 “김건희 씨는 이정필 씨가 골드만삭스 출신 주식 전문가라고 소개 받아 2010년 1월 14일 신한증권계좌를 믿고 일임했다”라며 “네 달 정도 맡기니 도이치모터스 외 10여 개 주식을 매매했는데, 4000만 원가량 손실을 봤다. 그래서 같은 해 5월 20일 남아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김건희 씨 명의 별도계좌로 옮김으로써 이정필 씨와 관계를 끊었다”라고 해명한바 있다.

29일 홍사훈 KBS 기자는 이와 관련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체 시킨 별도계좌가) 동부증권으로 나와 있다”라며 “신한에서는 타사, 다른 증권사로 넘길 때는 타사출고라고 찍힌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캠프에서는 ‘이거 입고냐, 출고냐’를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확인 못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거 간단한 건데 왜 그걸 공개 안 하냐, 의심만 더 산다. 그럼 우리 방송 (그냥) 나간다’했더니 그 다음에 다시 전화가 와서 ‘확인을 해봤더니 출고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내가 직접 가겠다. 내 눈으로 확인만 하면 된다’고 했더니 그걸 못해주겠다고 한다”라며 “그러니까 제가 매우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윤 후보 측의 애매한 태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실제 주식 거래내역을 보면 5월 20일 5번에 걸쳐 도이치 주식이 김건희씨 명의의 동부증권과 거래가 이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거래인지가 삭제돼 있다. 윤 후보 측 설명대로라면 도이치모터스 거래구분에 ‘타사출고’라고 찍혀있어야 한다. 다른 거래들의 경우 ‘매도’ ‘매수’ ‘이체출금’ 등을 삭제하지 않고 남겨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지난 10월 20일 공개한 김건희씨 신한증권 계좌 거래내역. 위의 빨간네모는 도이치모터스 코스닥 매수라는 거래구분이 삭제되지 않고 나와 있다. 반면 아래 빨간네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동부증권 계좌로 출고됐는지, 입고됐는지 삭제되고 전부 제로 처리하면서 확인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지난 10월 20일 공개한 김건희씨 신한증권 계좌 거래내역. 위의 빨간네모는 도이치모터스 코스닥 매수라는 거래구분이 삭제되지 않고 나와 있다. 반면 아래 빨간네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동부증권 계좌로 출고됐는지, 입고됐는지 삭제되고 전부 제로 처리하면서 확인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건희씨가 동부증권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주가조작에 활용하기 위해 신한증권으로 ‘입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감추기 위해 거래구분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윤 후보 측이 정당성을 얻으려면 김건희씨가 보유해온 약 82만 주의 도이치 주식 잔고 변동내역을 공개하면 되는 것으로 2010년 10월 이후부터 2011년~2012년 거래내역을 공개하면 된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2009~2010년 5월까지의 거래 내역만 공개하고 추가 공개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 SNS 논평을 통해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김건희씨를 언제 소환할 겁니까? 김건희 씨 국민대 Yuji 박사논문, 허위 경력 조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남 대변인은 김씨와 국민대의 연결고리로 '김건희-윤석열-김병준'으로 이어지는 흑막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대 교수 출신으로 최근 윤 후보가 국힘 상임선대위원장 자리에 앉혔다.

남 대변인은 "국민대는 재단 이사회의 의결 없이 도이치모터스 주식 25만주를 왜 보유하게 되었을까요?"라며 "윤석열 후보는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카드를 끝까지 고집했던 이유를 밝히셔야겠습니다. #우리가_언론입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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