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대중교통 이용 제한에 '기본권 침해' 논란
앰네스티 "백신 맞지 않은 시민에 부당한 제재" 비난…인권위도 가세
정부 당국 "미접종 사망자 줄이기 위한 조치"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하면서 '기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들은 필리핀 정부의 이번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코로나 재확산에 하루 확진자 '사상 최다' 기록한 필리핀
코로나 재확산에 하루 확진자 '사상 최다' 기록한 필리핀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의 부치 올라노 필리핀 사무소장은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백신 미접종자를 상대로 부당한 제재와 처벌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집밖에서 근무할 수 밖에 없는 빈곤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인원위원회도 "기본권 행사를 크게 제약한다"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필리핀 교통부는 "모든 시민을 보호하고 대중교통 운행 중단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접종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수도 마닐라 일대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의 대중교통 이용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버스나 지프니(지프를 개조한 10인용 합승차) 및 전동차를 탈 경우 접종 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식료품을 사거나 치료나 백신 접종을 위해 이동할 경우에는 당국의 허가서를 미리 받아야 한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일 TV 담화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이 정부의 이동 제한 조치를 위반하면 체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감염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감염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방역을 완화한 뒤 연말부터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 유입과 함께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5일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은 이후로 확산세가 더욱 커지면서 전날 확진자는 역대 최다인 3만4천21명을 기록했다.

필리핀은 현재까지 전체 인구 1억1천만명 중 절반 가량이 두차례 백신 접종을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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