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설날입니다. 저는 우리 덕화만발 가족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하고 인사를 합니다. 왜냐고요? 우리는 짓지 않은 복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새해에 더욱 큰 공덕을 쌓으면 저절로 복이 굴러 들어오고, 그 공덕이 내생까지 이어져 자신이 지은 만큼 복을 무궁무진하게 벋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설 때엔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인사를 드립니다.

‘설날’이라는 말은 처음으로 마주하는 한해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고 낯설게 느껴진다 하여, ‘낯설다.’의 어근(語根)에서 ‘설’이 유래했다고 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설날의 어원을 ‘선다’로 보기도 합니다. ‘시작하다’는 의미가 담긴 ‘선다’와 ‘날’이 결합한 ‘선날’이 시간이 흐르면서 ‘설날’이 되었다는 설도 있지요.

이 외에도 ‘삼가다’의 옛말인 ‘섧다’에서 설날이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새해 첫날에는 나쁜 행동을 삼가며 행동과 마음가짐을 조심하자는 의미에서 설날을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가는 날’을 뜻하는 ‘신일(愼日)’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또 설날 아침에는 새해를 맞아 새롭게 장만한 옷을 입었습니다. 그것을 ‘설빔’ 혹은 ‘세장(歲粧)’이라고 부르는 새 옷을 입으며, 좋지 않은 과거를 보내고 새해에는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빌었습니다. 설빔으로 단장한 후에는 차례를 지내고, 차례가 끝난 뒤에는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었지요.

또한 설날에는 다양한 놀이를 즐겼는데, 대표적인 설날 놀이에는 윷놀이, 연날리기, 널뛰기 등이 있었는데, 이것이 대충 우리나라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일 것입니다. 그럼 복중의 으뜸은 어떤 것일까요? 옛날부터 사람이 살아가면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복을 <서경(書經)> ‘홍범편(洪範編)’ <오복(五福)>이라고 했습니다.

첫째, 수(壽)입니다.

천수(天壽)를 다 누리다가 가는 장수(長壽)의 복을 말합니다.

둘째, 부(富)입니다.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풍요로운 부의 복을 말합니다.

셋째, 강령(康寧)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편안하게 사는 복을 말합니다.

넷째, 유호덕(攸好德)입니다.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돕는 선행과 덕을 쌓는 복을 말합니다.

다섯째, 고종명(考終命)입니다.

일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생을 마칠 수 있는 죽음의 복입니다.

그러나 서민들이 원했던 또 다른 오복(五福)이 있습니다.

1. 치아가 좋은 것,

2. 자손이 많은 것,

3. 부부가 해로하는 것,

4. 손님을 대접할 만한 재산이 있는 것,

5. 명당에 묻히는 것을 말했지요.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오복은 무엇일까요?

1) 건강한 몸을 가지는 복,

2) 서로 아끼면서 지내는 배우자를 가지는 복,

3) 자식에게 손을 안 벌려도 될 만큼의 재산을 가지는 복,

4) 삶의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적당한 일거리를 갖는 복,

5) 참된 ‘친구’를 가지는 복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복 중의 복은 어떤 복일까요? 우리가 잘 산다는 것은 복을 지으며 사는 것이고, 복을 짓는다는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남을 위한 일만이 아닙니다. 복을 지으면 결국은 그 복이 다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돼 있는 것입니다.

정산(鼎山) 송규(宋奎 : 1900~1962) 종사께서는 「복 중에는 인연 복(因緣福)이 제일이요, 인연 중에는 불연(佛緣)이 제일이니라. 오복(五福)의 뿌리는 인연 복이니, 부지런히 선근자(善根者)와 친근 하라.」하셨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은 위대한 능력과 제도의 방편을 갖추신 분도, ‘인연이 없는 중생은 제도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어찌 우리가 어찌 인연을 소홀히 생각할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덕화만발에서는 서로 좋은 인연을 맺고, 서로 돕고, 서로 이끌어 주며,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아마 이 보다 더 크고 더 아름다운 복 짓는 마당은 없을 것입니다. 복 중의 제일은 <인연 복>입니다. 그 좋은 인연을 맺는 방법은 정신 육신 물질로 내가 먼저 베푸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어도주어도 아깝지 않은 우리 덕화만발 가족 보다 더 좋은 인연은 세상에 없지 않을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2월 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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