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 수락..시너지 효과 극대화 기대
"문 대통령 지지하지만, 이재명 지지하지 않고 주저하는 분들, 호남분들에게는 바로 신호가 될 것"

[정현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핵심 지지층의 결집 효과는 물론 호남 표심 결집의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9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경쟁 상대가 공동선대위원장을 형식적으로 맡아주는 적은 있어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이낙연 전 대표의 결정을 높이 샀다.

그는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님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에겐 이 대표님만 한 스피커가 없다', '호남에서 아직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계신 분들에게도 이낙연 선배만 한 진정성 있는 스피커가 없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이쪽 층에서는 이 전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줬다는 사실이 상당한 울림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괄선대위원장님을 모신 건 그냥 요식행위로 모신 게 아니다"라며 "실제 구체적인 전략과 큰 방향도 의논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지침을 주시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총괄선대위원장은 조직도상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의 윗 직급으로 앞으로 민주당 선대위는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톱 체제'로 운영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총괄위원장 첫 일정으로 이날 오전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앞서 우상호 본부장은 8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와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일주일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선대위 전면에 나서면서 이재명 후보로서는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호남 표심 결집을 비롯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우 본부장은 "이 전 대표는 그동안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선거를 도와왔으나 이제 선거 전면에 나서서 당 선대위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이 전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겸손한 선거와 민주당다운 선대위를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 본부장은 “지금 민주당과 이 후보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제가 볼 때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주저하는 분들, 호남에서 아직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바로 신호가 된다고 본다"라며 "조력과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달라서,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은 이재명 후보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원장직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본부장은 "설 연휴 이후부터 (이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직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후보가 직접 이 전 대표와 통화했다"라며 "(위원장직 수락에) 이 후보도 감사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저녁 중도 보수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국가 현안 관련 조언을 들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이 후보가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상돈 전 의원에 이어 윤 전 장관과 연쇄 회동을 가진 것은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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