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 “분명히 기다릴 가치가 있는 일도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계획은 바뀔 수 있다. 때로는 좋은 이유로 말이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기 때문이다. 양면 모두에 대해 대비를 갖춰라. 기다릴 준비를 하라. 무엇인가를 20년 동안 기다려온 적이 있는가? 없다면 불평은 사절이다. 끈기 있게 기다려라.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저서 《어떻게 결정하는가?》에서 20년을 기다려 뉴욕 웨스트 사이드 철도 부지 개발를 마침내 성공시키며 남긴 말이다. 그는 뛰어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20년 동안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 현재의 트럼프 플레이스를 일궈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뿐만 아니라 현재도 논란거리가 많지만 성공한 글로벌 사업가면서 세계 최고의 권력자까지 거머 쥔 시대의 거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트럼프의 성공비결에는 “절대 포기란 없다!”는 불굴의 정신이 있다. 그는 단언한다. “하나의 거래가 이익을 내기까지 인내하라.”

우리 금융계에도 트럼프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무려 42년을 인내하고 기다려 ‘하나의 거래’에서 인생의 이익을 낸 불굴의 경영인이 탄생했다.

바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다.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함영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함 부회장은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단독 후보로 낙점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함 내정자는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이 될 예정이다.

함 내정자는 1956년생으로 67세다. 지난 1980년 서울은행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하나은행장, 지주부회장 자리까지 오르며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지난 2015년 9월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 후 2019년 3월까지 초대 행장을 맡아 노조 통합 성사와 순익 1조원 클럽도 달성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해 차기 회장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함영주 내정자에게는 미완의 숙제가 있다. 오는 25일 채용 비리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돼 있어 취임 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 업계에선 승소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김정태 현 회장의 업적을 넘어서야 한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10년 동안 외환은행 인수와 조직 통합 등을 성사시켜 현재의 신한금융지주 그룹을 만든 일등 공신이다. 워낙 탁월한 전임 리더가 존재하기에 주변의 기대감이 남다를 수 있다.

특히 지난 10일 발표된 하나금융지주의 ‘2021년 경영실적’은 전년대비 33.7%(8888억원) 증가한 3조52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무려 84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또한 함 내정자가 뛰어넘어야 할 과제다. 한 마디로 숨가쁜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함영주 부회장은 42년을 준비하며 ‘하나의 거래’ 즉 하나금융지주그룹의 수장이 된 내공이 있다. 회추위는 함 내정자가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 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하며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기대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책사 태공망은 “천하를 이롭게 하는 자는 천하가 길을 열어 준다”고 했다. 42년을 기다려 최고의 자리에 오른 타고난 금융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를 이롭게 하는  통 큰 ‘하나의 거래’를 성사시켜 천하가 길을 열어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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