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최측근' 정운현의 윤석열 지지선언, "친일문제전문가의 말로, 변절자 연구하다 변절자"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최측근이자 친일파·독립운동가 연구로 이름을 알린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돌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정운현 전 실장은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비방전을 주도한 대표적 당사자로 꼽힌다. 

정운현 전 실장은 그동안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를 다루는 저서를 대거 출간한 바 있으며, 특히 친일파 연구·고발에 평생을 바친 故 임종국 선생의 평전을 쓴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름을 알린 사람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는 것은 자신의 연구와 전력을 모조리 부정하는 행위로 읽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운현 전 실장은 21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는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며 "윤 후보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당혹스러웠습니다만, 결국은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최측근이자 친일파·독립운동가 연구로 이름을 알린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돌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정운현 전 실장은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악의적 네거티브와 비방전을 주도한 대표적 당사자로 꼽힌다. 사진=정운현씨 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최측근이자 친일파·독립운동가 연구로 이름을 알린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돌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정운현 전 실장은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비방전을 주도한 대표적 당사자로 꼽힌다. 사진=정운현씨 페이스북 캡처

정운현 전 실장은 자신이 '차악'을 선택한 것이라 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즉 이재명 후보를 '괴물'에 비유하고, 윤석열 후보는 '식물'에 비유한 것이다. 

정운현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를 또 '썩은 사과'에, 윤석열 후보는 '덜 익은 사과'에 비유하며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내노라는 명망가들이 '전과 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즉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정운현 전 실장은 "혹여라도 그분들이 '이재명 지지는 선(善), 윤석열 지지는 악(惡)'이라고 강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천박한 진영논리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제게는 윤석열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릴 높였다.

정운현 전 실장은 "보수성향의 윤 후보에게 진보적 가치를 많이 충전해주겠다"라며 암혹한 군사독재 시절 '사상의 은사'로 불리던 故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의 저서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인용하기도 했다. 

정운현 전 실장은 줄곧 언론인 생활을 해왔으며, '중앙일보' '서울신문'을 거쳐 2천년대 초중반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맡았다. 참여정부였던 지난 2006년엔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맡는 등 친일 관련 연구에도 앞장서왔다. 그가 낸 저서로는 '임종국 평전' 외에도 '친일파는 살아있다' '친일·숭미에 살어리랏다'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조선의 딸, 총을 들다' 등이 있다. 

박근혜 정권이었던 지난 2013년 정운현 전 실장은 대안언론인 '국민TV'의 상임이사로 재직하다 얼마 못가 사임했고, 이듬해 가을엔 또다른 대안언론인 '팩트TV'에서 보도국장으로 재직하며 뉴스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수개월만에 역시 그만뒀다. 

이후 재야에서 작가 활동을 이어가던 정운현 전 실장은 지난 2018년 이낙연 총리 재직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비서실장 재임 이후엔 이낙연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경선 땐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을 맡아 설훈 의원과 신경민 전 의원 등과 함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비방전을 주도해왔다. 

대안언론인 '국민TV' '팩트TV'에서 재직하다 얼마 못 가 그만둔 정운현 전 실장은 지난 2018년 이낙연 총리 재직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비서실장 재임 이후엔 이낙연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안언론인 '국민TV' '팩트TV'에서 재직하다 얼마 못 가 그만둔 정운현 전 실장은 지난 2018년 이낙연 총리 재직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비서실장 재임 이후엔 이낙연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운현 전 실장은 이재명 대선후보 확정 뒤에도 SNS에 줄곧 이재명 후보 비방글을 쏟아내왔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자칭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끊임없이 음해하는 특정세력과 결이 같은 목소리를 내왔던 만큼, 이번 그의 행보는 이상할 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친일문제전문가 정운현씨, 당신의 변절을 친일파에 비유하자면 누구라 할 수 있겠소?"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또 "정운현, 변절자 연구하다 변절자 되다" "친일문제전문가의 말로"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낙연 전 총리 측은 정운현 전 실장의 행보에 대해 '상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이병훈 의원은 SNS를 통해 “이낙연 경선캠프는 경선이 끝난 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해체했다. 정운현 전 실장은 그 이후에 이낙연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며 "사전에 논의한 바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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