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의 충남대-한밭대 간 통합 관련 질의에 대해 거짓으로 답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 두 대학교 총장 간의 협의 내용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한밭대학교 총학생회는 “학교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의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이기종 기자)
본지의 충남대-한밭대 간 통합 관련 질의에 대해 거짓으로 답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해 두 대학교 간의 협의 내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한밭대학교 총학생회는 “학교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의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이현식 기자= 한밭대학교 총학생회는 한밭대-충남대 통합 논의와 관련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문의는 받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한밭대와 충남대 총학생회에서 ‘한밭대-충남대 통합 논의’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먼저 한밭대 총학생회 측은 “(총학생회가) 한밭대-충남대 통합 관련 입장문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 내용은 학교 학생을 위한 입장문”이라면서 “외부로부터의 문의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대 총학생회는 지난 18일 통합과 관련된 입장문을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했고 그 내용은 “우리는 대학본부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3월 중 예정된 충남대-한밭대 간 MOU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또 총학생회는 온라인 등을 통해 충남대-한밭대 통합에 대한 학생들(재학생, 신입생, 편입생)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한밭대-충남대 통합 논의의 출발점은 국내적인 문제에 있다.

이 중에서 국내 저출산 문제로 인해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도 그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 지역 대학이 아닌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입학 선호로 인해 더욱더 운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대한 지방대학의 자구책으로 지역적인 통합 논의가 최근 불거지고 있으며 실례로 지난 2021년 부산대학교와 부산교육대학교는 대학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가 학생 등 내부적인 반발로 난항을 겪었다.

이 과정의 문제점을 보면 학생 등 내부적인 의견은 무시한 채 학교본부 측에서 협약서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대전 지역의 국립충남대학교와 국립한밭대학교에서 발생했다.

충남대학교는 지난 1952년 설립돼 개교 70년의 역사를 맞이하고 있으며 거점국립대학교로서 현재 제19대 이진숙 총장(건축공학과 교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밭대학교는 지난 1927년 설립돼 개교 100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으로서 현재 제8대 최병욱 총장(화학생명공학과 교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충남대와 한밭대 간의 통합 논의에 대한 풍문은 올해 1월부터 내외부적으로 확산이 됐고 이에 대해 해당 대학교의 교수 등 내부 관계자들은 진행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핵심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충남대 및 한밭대의 일부 교수는 “철 지난 통합 논의를 지금에서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면서 “더욱이 한밭대는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해당 건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대면 인터뷰 및 서면 질의를 진행했다.

먼저 1차적으로 1월 중순 충남대와 한밭대 측에 관계자의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고 충남대 측은 “해당 처장이 이임할 예정이고 새로운 처장이 업무를 진행하게 돼 대면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또 한밭대 측도 “해당 처장의 대외 회의 참석 일정 등으로 대면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회피를 했다.

이에 지난 1월 28일 2차적으로 충남대 측에 서면 질의를 진행했다.

그 내용에는 “(통합 논의)는 시기가 부적절하고 내부의견 수렴도 없다”는 충남대-한밭대 간 통합 논의에 대한 질의와 함께 이진숙 건축공학과 교수가 총장이 된 이후 확대되고 있는 충남대의 문제점을 포함했다.

그 문제점은 공대 중심 건축 및 사업 추진 문제(인문사회계열 고사 직전), 충남대 출신 졸업자 교수 임용 저조 문제(S·K·Y 체제 구축), 산학협력단 운영 문제(연구관계자의 비전공 분야 수의계약 추진, 총장 교체 시 연구 관계자 줄줄이 교체), 세종 캠퍼스 문제 등이다.

이에 대한 답변 중 충남대-한밭대 통합과 관련해서는 “현재 한밭대학교와의 통합은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으며 통합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대학 구성원과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답변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는 내용이며 통상 기관 및 단체에서 쓰는 “공식적”이라는 수사적인 단어는 근원적인 문제(목적, 배경, 경과 등)를 회피하고 차후 문제가 발생 시 해당 측의 주장에 대한 꼬투리성 반박을 하기 위해 붙이는 단어로 본지가 취재한 정황과 달라 정보공개를 추가로 진행했다.

충남대를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 청구에는 ▲한밭대-충남대 통합 관련 문건(최근 10년간 문서 중 ‘한밭대’ 언급 사항, 최근 3년간 총장 및 보직 교수 주관 회의 자료 중 ‘한밭대’ 언급 사항, 최근 3년간 한밭대 총장과 함께 참석한 회의 현황 등) ▲캠퍼스 운영 관련(세종 캠퍼스 관련, 최근 5년간 캠퍼스별 건축 현황) ▲교원 충원 및 대학원 졸업 관련(최근 5년간 교원 충원 및 해당 심사위원 현황, 최근 5년간 석박사 졸업 현황, 학교 내 취업 현황, 충남대 학부 및 대학원 출신 교수 임용 현황) ▲교수 연구실적 ▲산학협력단 운영(최근 5년간 채용 및 계약 현황, 최근 5년간 계약 현황, 최근 5년간 예산집행내역, 정규직 채용 현황) ▲평화안보대학원 운영(석박사 입학 및 졸업 현황, 교원 현황, 강의 현황 등) 등이다.

해당 청구는 총무과에서 접수됐고 오는 25일 답변 기한으로 돼 있어 한밭대 통합 논의 등 진행사항과 더불어 이진숙 총장 체제에서의 학교 현안에 대한 문제점 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밭대는 1차에 이어 추가적으로 해당 부서를 직접 방문하고 다시 대면 인터뷰를 신청했으나 해당 부서 관계자는 “해당 처장과 논의한 후 화요일경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답변 기한을 넘겼으며 현재 해당 사항은 정보공개 청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밭대에 대한 방문에서 이뤄진 주요 질의는 ▲충남대-한밭대 간의 통합 논의에 대한 진행 여부 ▲앞으로 있을 총장 선거에서 지난번 총장 선거 시 학생 참여 건의와 조치현황 ▲졸업자 및 취업자 현황 공개 문제점(야간 학생 포함한 취업현황 과대 홍보, 취업현황 공개의 근거자료 등) ▲세종 캠퍼스 문제점(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학과 분리 등) 등이다.

결국 두 대학 총학생회의 입장문 등을 본지의 질의와 비교하면 그동안 두 대학교의 총장이든 아니면 핵심 관계자이든 긴밀한 협의를 통해 3월 중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정도로 공식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충남대가 기존 본지의 질의에 대해 답변한 것이 ‘거짓’임이 드러났고 또한 한밭대 측도 인터뷰 요청에 대해 기한을 넘기면서 ‘침묵’으로 일관한 그 배경도 드러났다.

앞으로 본지는 두 대학교 대상의 정보공개에 대한 답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통합 논의에 대한 목적, 배경, 과정 등을 다룰 예정이다.

또 대학교 내부 언론인 한밭대학교 신문사(학생기자)와 충남대학교 신문사(학생기자)의 인식과 더불어 대학교 외부의 인식으로 한밭대학교, 충남대학교 등을 포함하는 지역 국회의원(유성구갑 등)에게도 질의해 관련 의견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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