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28일 자신이 설계한 공간 토포하우스서 융합전시
현대미술 공간연계 건축과 직결...리처드 세라 대표적 사례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기자=정진국 건축가가 자신이 설계한 갤러리 공간에 두 작가를 초대해 함께 전시를 연다. 3월 9일부터 28일까지 토포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정진국의 건축과 서용선-박인혁의 그림‘ 전이다.

현대미술에서 작품을  시각적으로만 관조하는 지각방식은 이미 옛말이다. 거리를 두고 눈으로 보기보다 이젠 작품을 몸으로 느끼고 공감각적으로 체험한다. 작품을 공간적으로 대면하는 것이다. 건축적 체험이라 할 수 있다. 리처드 세라의 ‘건축적 설치작업’은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토포하우스
토포하우스
정진국 드로잉
정진국 드로잉

이번전시는 현대미술의 흐름속에서 건축가가 만든 전시를 위한 공간에 두 명의 회화작가의 작품이 어우러져 새로운 공간체험을 해주게 한다.

삶에서 삼차원 공간의 질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는 건축가 정진국은 건축을 순수예술로서의 축조예술이라고 간주한다. 형태와 구조와의 관계, 내부와 외부와의 관계, 공공과 개인의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건축가다.

서용선 '생명의 도시'
서용선 '생명의 도시'

서용선 작가는 풍경, 신화, 역사, 자화상 등 폭넓은 주제의 작업을 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는 도시와 인간이다. 스스로 도시화의 목격자를 자처하면서, 급성장하는 자본주의 도시 속에서 소외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천착하고 있다. 도시 공간속에서의 인간 탐구라 할 수 있다.

박인혁 작가는 회화에서 대상을 보는 것은 보는 사람과 보여지는 작품사이의 대화이고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하며, 신체감각을 통한 이차원적 보는 행위에 대해 질문한다.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 나타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 어렴풋한 자극을 작품으로 나타낸다.

박인혁 'Another Landscape'
박인혁 'Another Landscape'

건축가 정진국은 서용선의 회화에 대해 “건축가는 가상의 대지에 설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대지가 주어져야 개념화가 시작되듯이, 서용선은 공간을 생각하며 화면을 구성하기에 건축적이다. 서용선은 회화 그 자체에 충실하면서 색깔과 선을 비롯하여 형상자체가 건축적 짜임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화가 서용선은 건축가 정진국의 공간에 대해 “디자인과는 달리 본질에 충실한 예술의 종합으로의 건축으로 회화와 조각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공간을 설계하였다”고 평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4년여에 걸쳐 완성한 서용선의 작품 ‘생명의 도시’다.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전시장의 한쪽 면을 가득 채운다. 건축과 회화가 공간적  하모니를 선사한다.

정진국 건축가의 토포하우스 공간설계 포인트는 관람자가 예술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소를 두지 않는 것이었다. 게다가 넓이와 높이가 서로 다른 전시실들은 예술작품에 따라 적합하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단순하고 어두운 빛깔의 외부는 내부의 밝은 자연광과 공간의 역동성으로 평형을 만들어 낸다. 이는 마침내 관찰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도시적 맥락과 건축적 감흥과의 관계에 관한 사고에서 비롯된 건축물이다.

출품작들도 건축공간을 고려했다. 서용선 작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을 끄는 곳이다. 도시의 대표적 속성 중에 하나가 건축물이 모여 있다는 것이다. 그림은 오래전부터 생존을 위한 현장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만치 삶의 현장은 인간의 근본적인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번 토포하우스 전시의 그림은 뉴욕의 ‘체이스 맨해튼 은행’과 경기도 양평의 신축 건물의 형틀작업을 하는 장면이다. 현재 도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리의 한 모퉁이인 건물 1층 거리 모습 1점과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는 현장 3점이 모두 건축과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관객과의 공간속 술래잡기라는 박인혁 작가는 “그림은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든,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담고 드러내든, 일단은 관람객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 한다. 관람객이 그림을 보고, 가능한 정확히 보기를 바라는 것에서 회화는 시작한다. 내 작업은 드러냄과 감추어짐, 혹은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사이의 줄다리기이다. 얼굴은 그 존재가 애매하게 검회색의 붓터치들 사이에 뒤섞여 있다. 무뚝뚝한, 단호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은 관객들 시선에서 드러나면서 동시에 도망 다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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