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해안 ⓒ김향기시인

그 바닷가에서

푸른 머리카락 풀어헤친
바다의 너른 가슴 위로
자욱한 안개 덮히더니
온기 어린 1월의 비가
방울방울 원을 그리며 떨어진다

멀리  가까이 사뿐히 떠 있는
섬들과 정박한 고깃배들
길게  드리운 낚싯줄은
고요히 안개를  삼키며 비에 젖고 있을뿐

움직이는 것은
수면 위로 작은  파문을 지으며 헤엄치는 검둥오리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섬과 섬 사이를 낮게 천천히 나는
흰  갈매기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적막을 깨는 것은
이따끔 끼끼끼  웃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투둑 투득 투득 뱃전을 울리는 빗소리
들릴듯 말듯한 한 사람의 숨소리뿐

나나무스꾸리의 청아한 목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바다 속으로
안개 속으로
울려 퍼지며 사라질  때

어메이징  그레이스....
트라이  투  림멤버....
와이 워리 나우....
예스터데이....
ㅡ산경 1.23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