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k-art가 세계미술의 핵이 될 수 밖에 없다 " 역설
경계에 서서 겸재와 추사의 선을 계승하고자 했던 예술인

[서울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106세 최고령 화가 김병기 화백이  1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청익, 조각가 김청윤) 며느리 (백혜란,  화가 오정희) 딸 (김주은, 김주량, 김주향) 사위 ( 김용철, Stanly singer, 송기중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정오다.  장지는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살아있는 한국근현대미술'상징이었던 고 김병기 화백

평양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이중섭 화백과는 소학교 동창생이다. 고희동, 김관호와 함께 서양미술 선구자로 꼽히는 김찬영이 고인의 아버지다. 100세 때 만난 김 화백은 "중섭이 하고는 소학교 6년 동안 같은 반이었고, 일본 문화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2년후 중섭이가 들어왔다"고 당시를 술회한 적이 있다. 김환기 화백과는  일본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처음 만나 물밀듯이 밀려오는  초현실주의 등 서구사조에 함께 푹 젖기도 했다.

생전에 김 화백은 "세계미술계가 동양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에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중국이 오리지널한 요소의 발신지였다면 한국은 그 동양성을 가장 순결하게 유지한 나라고, 일본은 너무 양식화돼 버려서 한국미술이 세계 미술의 핵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미학적 조명작업이 필요하고, 한·중·일 국제전시를  역설했다.

모든 선이 사람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모델’

겸재와 추사의 선을 계승하고자 했던 김 화백은 “동양 사람이 선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서양 사람은 면을 그리는 사람들이지. 대표적인 예가 4군자인 매란국죽 그림이야. 난초를 하나의 선으로 해석하고 있지. 이에 비해 서양인은 난초 면의 경계를 선이라고 하지. 사실 선은 추상이야. 동양 사람은 그 추상적인 선을 아무 의심 없이 그냥 선으로 해석해. 그런데 중국 사람, 한국 사람, 일본 사람도 선을 긋지만 한국 사람이 선을 제일 잘 그려. 왜냐하면 지형이 그래. 중국은 평야지대고, 일본은 인위적인 정원 같은 산지야. 이에 비해 한국의 지형은 늙은 바위 노암지대지. 오랜 비바람에 리듬이 강한 땅이 됐어. 한국은 그래서 리듬이 있는 나라야. 다른 나라에는 그런 리듬이 없어. 그래서 우리가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는 민족이야. 그 리듬이 기가 막힌 선이 되면서 겸재가 나오고 추사가 나온 거야”라고 일갈했다.

김 화백은 늘 추상과 구상의 경계 지점에 서려고 했다.  경계는 예술적 경지를 가리키는 의경(意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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