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토론 명장면 "동의하시냐..이거 보세요" 대장동 몸통은?
황운하 "없는 죄를 만들어내는 악질 특수부 검사의 전형을 보는 듯"

[정현숙 기자]=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동의하십니까?”라는 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상대를 하대 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이거 보세요"였다.

이재명 후보는 5번이나 연속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장동 특검 수용 답변을 요구했지만 윤 후보는 답변을 회피하고 "이거 보세요! 이거 보세요!"라고 외친다.

윤 후보는 이날도 자신의 주도권 토론이 돌아오자 정책토론은커녕 지난번 대선 토론회의 재탕처럼 '대장동 네거티브'로 공세를 펼쳤다. 윤 후보는 대장동 관련 추측성 언론 보도를 들고나와 검사가 공소장 읽듯 2분여 동안 장황하게 인용하며 이 후보 책임으로 전가했다.

듣고 있던 이재명 후보는 "벌써 몇 번째 울궈 먹는지 모르겠다"라며 "대선 끝나고 특검하자고 동의해 주시고,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하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 당선되더라도 책임지자 동의하십니까"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갑자기 “이거 보세요!”라며 발끈해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대선이 국민 반장 선거냐. 검찰이 수사 안 하고 덮었다”라고 검찰을 탓했다.

이 후보도 단단히 벼른듯 물러서지 않고 “특검하자, 동의하십니까?”라고 재차 대답을 촉구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특검 수사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대답을 안 한다”라고 다그치자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면서도 특검에 동의한다는 확답은 끝내 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백드롭을 회의장에 걸기도 했다. 국힘은 민주당이 특검을 안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윤 후보가 수사로 무마한 의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빼고 이 후보만 특정하는 표적수사를 요구하면서 불발됐다. 민주당은 수사 대상의 경우 이 후보뿐만 아니라 윤 후보 관련 의혹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윤 후보는 토론 내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으로 상대 후보들에게 꺾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주도권 토론에 돌입하자 작정한 듯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로 돌입해 조카 살인사건 변호 얘기부터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조카가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37번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서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 변호했다”라고 국민을 향해 읽어대면서 상대 후보를 공박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정책토론을 할 귀중한 시간에 윤 후보는 전 국민이 보는 방송 토론에서 잔인한 살인사건 내용을 세밀히 묘사하면서 이 후보를 비난하는데 소모하면서 대선후보로서 자질에 내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후보는 대선 토론회 때마다 대장동으로 이 후보를 선제공격하다가 되치기 당하자 큰소리로 화를 내는 일을 되풀이했다. 특히 이번 토론에서 특검을 받는다는 답변을 끝내 안 한 것은 'TV토론 네거티브 폭망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진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피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며 "오직 이재명 네가티브에만 올인하는 대통령답지 못한 태도"라고 윤 후보에 대한 마지막 토론 관전평을 전했다.

그는 "왜 대장동 특검 못 받는가? 이재명 후보가 무려 다섯번을 물었는데, 즉답 못하는 이유가 뭔가? 두렵나? 책임 못지겠나?"라며 "본인이 질문할 때도 코 박고 자료 읽는 거, 그렇게 내용 소화가 안되는가? 정책엔 모든 후보에게 가르쳐 달라며 발뺌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황운하 의원은 "마지막 TV토론 시간까지 또 대장동 타령으로 흑색선전에만 몰두하는 윤석열의 모습을 보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프레임을 잘 씌우기만 하면 엮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면 사실을 침소봉대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마침내는 없는 죄를 만들어내는 악질 특수부 검사의 전형을 보는 듯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각 후보가 꺼내든 마무리 발언 인사말도 화제가 됐다. 이 후보를 비롯한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은 모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국민 여러분 보셨죠"로 시작했다.

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후안무치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며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제대로 된 나라 만들라고 26년간 부패와 싸워온 저를 국민 여러분께서 이자리에 불러내주신 것이다. 제가 확실하게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정말로 위기"라며 "저는 정치가 상대방의 발목을 잡고 이렇게 음해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 가를 실적을 가지고 경쟁하고 검증 받는 것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통합 정부가 반드시 필요하고 더 나쁜 정권 교체를 넘어서서 정치 교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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