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9년 해외순방 때마다 써먹은 '경제효과 부풀리기', 윤석열 정부에서도 등장?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쪽으로 옮기고 청와대는 임기 첫날부터 개방하겠다고 한데 대해,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는 연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날 것이라고 인수위원회 자료를 받아 보도했다.

이같은 '경제효과' 발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늘상 써먹었던 사례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이명박 정부였던 지난 2010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두고, 마치 수십조~수백조의 경제효과가 추산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일이다. 

또 이명박·박근혜씨가 '해외순방'을 나갈 때마다 '외교성과 수십조원 성과'라고 보도자료를 뿌렸던 것도 마찬가지다. 즉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동안 수시로 써먹었던 '성과 부풀리기' 사례가 윤석열 당선자의 임기 시작 이후 반복되지 않을까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쪽으로 옮기고 청와대는 임기 첫날부터 개방하겠다고 한 데 대해,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는 연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날 것이라고 인수위원회 자료를 받아 보도했다. 이같은 '경제효과' 발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늘상 써먹었던 사례다. 사진=채널A 뉴스영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쪽으로 옮기고 청와대는 임기 첫날부터 개방하겠다고 한 데 대해,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는 연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날 것이라고 인수위원회 자료를 받아 보도했다. 이같은 '경제효과' 발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늘상 써먹었던 사례다. 사진=채널A 뉴스영상

'채널A'는 27일 보도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청와대 방문객의 인근 상권 소비가 늘면서 1490억원 생산유발 효과가 날 것으로 추산헀다. 여기에 청와대 주변 상권의 활성화와 고용 증가라는 부가가치 유발효과까지 합쳐 총 205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향후 청와대 방문객이 연간 2천만명 이상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지난 2006년 청계천 복원 직후 방문한 인원수가 2천만명이라며 계산했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대통령실 용산 이사에 따른 비용을 500억 가량으로 추산하며, 청와대 공개가 더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500억 가량 든다는 인수위 측의 주장과는 달리, 국방부는 인수위에 최소 5천억원 이상이 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즉 인수위가 밝힌 500억원 가량은 순수 대통령 이전실 비용만 계산한 것이며, 그보다 훨씬 큰 비용이 예상되는 국방부 이사비용과 국방청사 신축비용을 비롯해 네트워크망·방호시설 구축 비용 등은 넣지도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4성 장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전 비용으로 최소 1조1천억원을 추산한 바 있다. 그뿐 아니라 지난 수십년 동안 쌓은 국가안보 시스템을 사실상 해체시키고 다시 복원시키는 과정도 필요한 만큼, 국가안보에 대한 부담감과 위험성도 매우 크다는 점에서 그 사회적 비용은 추산하기조차 어렵다.

특히 이같은 '경제효과 부풀리기' 전략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수시로 썼던 행위다. 이명박 정부였던 지난 2010년 11월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두고 당시 국제무역연구원은 경제효과를 31조3천억원으로 예상했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21조5천억원~24조5천억원을 예상했다.

이명박 정부였던 지난 2010년 11월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두고 마치 수십조~수백조의 경제효과가 추산된다며 홍보하는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이명박씨가 G20 행사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였던 지난 2010년 11월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두고 마치 수십조~수백조의 경제효과가 추산된다며 홍보하는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이명박씨가 G20 행사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국제무역연구원은 국제공조가 성공한다면, 450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이라 당시 추산하기까지 했다. 2010년 당시 한국 GDP(국내총생산)이 약 1천조원이었는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였다는 것이다. 

즉 G20 정상회의 두 번만 하면 국내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전국민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발표나 다름없던 것이다. 그렇게 '2002 월드컵' 이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G20의 성과와 결과물은 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또 이명박·박근혜씨는 국내에 '큰 일'이 터질 때쯤 되면 해외순방을 떠나곤 했다. 이들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마다 항상 쏟아지는 뉴스는 경제성과 '몇 조' '몇십 조'라는 청와대의 보도자료였다. 당시 언론은 이런 자료를 검증 없이 받아쓰기하며 마치 '세일즈 외교'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포장했으며, 결국 '사기극'에 동참한 셈이었다.

당시 '세일즈 외교'의 결과물을 자세히 뜯어보면 대부분 MOU(양해각서)로서, 서로 지켜야할 의무도 법적 구속력도 없는 것이었다. 즉 복권 한 장 산 것을 가지고 '당첨됐다'고 우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실제 MOU가 실제 본계약으로 발전된 사례도 적은 것은 물론, 막상 계약을 따낸 사업도 성과 없이 손해만 보고 철수한 사례도 적잖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세일즈 외교'의 결과물을 자세히 뜯어보면 대부분 MOU(양해각서)로서, 서로 지켜야할 의무도 법적 구속력도 없는 것이었다. 즉 복권 한 장 산 것을 가지고 '당첨됐다'고 우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실제 MOU가 실제 본계약으로 발전된 사례도 적은 것은 물론, 막상 계약을 따낸 사업도 성과 없이 손해만 보고 철수한 사례도 적잖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중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세일즈 외교'의 결과물을 자세히 뜯어보면 대부분 MOU(양해각서)로서, 서로 지켜야할 의무도 법적 구속력도 없는 것이었다. 즉 복권 한 장 산 것을 가지고 '당첨됐다'고 우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실제 MOU가 실제 본계약으로 발전된 사례도 적은 것은 물론, 막상 계약을 따낸 사업도 성과 없이 손해만 보고 철수한 사례도 적잖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중

인수위 측이 임기 시작도 전에 확실치도 않은 '경제효과'부터 홍보하는 것을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지긋지긋하게 써먹었던 그 수법을 또 우려먹지 않을까라는 전망이 나올 만한 이유다.

실제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친이명박계였으며, 인수위에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중용됐던 인사들이 상당수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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