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 연임 초반부터 각종 악재 터져 나와..

이령지혼(利令智昏),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만든다라는 뜻이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로 이익에 눈이 가리면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사마천은 《사기》 〈평원군·우경열전(平原君·虞卿列傳)〉에서 평원군에 대해 “혼탁한 세상을 훨훨 나는 새처럼 멋진 공자였지만 대체(大體)를 살필 줄 몰랐다”고 꼬집었다. 

이어 “속담에 이르기를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만든다’라고 했는데, 평원군은 풍정의 간사한 말에 욕심을 내어 40만여 명에 이르는 조나라 군사를 장평에서 생매장당하게 하고, 한단이 거의 멸망에 이르게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즉 지나친 욕심이 한 나라를 위기에 몰고 갔다는 뼈아픈 교훈이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의 ESG경영이 연임 초반부터 잡음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화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화손보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화손보의 자동차 대물보상 아웃소싱 시도를 위한 히어로손해사정에 업무건수 위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최근 보험업계에 자회사 설립 열풍에 편승하면서 발생한 종사자들의 실직 위험에 대한 처절한 절규다. 한화손보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본사의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일부 규제에서 벗어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이득에만 몰두한 그릇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한화손보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자회사로 편입된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저버린 셈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화손보는 자동차대물 보상 직원에게 보상금을 제시하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히어로손해사정으로 전적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이제는 한 식구가 아니라는 퇴출 통보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손해보험 전 보험설계사가 보험계약 체결 및 모집 관한 규정을 위반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정지 관련 제재를 받은 것도 악재다. 한 개인의 일탈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당장의 익을 위한 행위로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적폐다. 한화손보가 윤리경영에 소홀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목이다.

한화손보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도 눈여겨봐야 한다. 

즉 지급여력이 불안하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으로 보유 채권 평가익이 하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RBC비율이 176.9%(-44.6%포인트) 하락했다. 

평소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이사는 “순간을 넘어 일생의 행복까지”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한화손보의 핵심가치 중 ‘헌신’은 “회사, 고객, 동료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보다 큰 목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뜻이다. ‘정도’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하게 행동한다”고 명시했다. 고용불안 습격을 받은 한화손보 직원들에게 강 대표의 ‘헌신’과 ‘정도’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의문이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강성수 대표는 손보업계의 대표적인 재무전략 전문가로서 해당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안목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화손보 노조의 해직 불안 절규는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의 “믿음과 신뢰를 드리는 투명한 기업이 되겠다”는 약속을 무색하게 만든다.

강성수 대표가 ‘이령지혼(利令智昏)’의 교훈을 잊는다면 “믿음과 신뢰를 드리는 투명한 기업이 되겠다”는 약속은 공염불이 될 우려감이 앞선다. 조강지처 버린 서방이 잘 됐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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