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현대자동차가 핵심 공장인 울산공장에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가 공장 내에 대규모 발전 시설을 짓는 것이 처음인데다, 택소노미 기준을 충족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시 북구청은 지난달 2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열병합 발전소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람 및 주민설명회 개최'를 공고했다. 주민설명회는 3일 시행했으며, 6월 16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는다.

공고에 따르면 발전소 위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북구 진장동 972이며, 울산공장 내 1만7000㎡ 용지에 지어진다. 발전시설 규모는 184㎿[비상용(기정) 발전시설 21.6㎿ 포함]이다. 발전시설은 가스터빈 57㎿ 2기, 증기터빈 48.4㎿ 1기이며, 스팀생산 규모는 100t/h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대로 발전소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며, 공고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2022~2025년으로 2025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할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한전으로부터 받던 기존 전력량의 약 72%를 자체 생산해 조달할 수 있게 되며, 대체할 수 있는 스팀 생산 규모는 기존 스팀 양의 59%로 추정된다. 울산공장은 연산 150만 대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현재 울산공장의 전력 소요량은 연 129만㎿, 스팀 소요량은 연 약 710000t에 달한다.

참고로 현대자동차는 2013년 아산공장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 연간 1만 3000㎿h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울산공장 내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연간 1만 2500㎿h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공장 발전소, 택소노미 포함될까

이처럼 자동차 공장에서 발전소를 직접 짓는 것은 해외에서도 드문 일이다. 그럼에도 발전 시설 구축에 나서는 이유는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부가 추진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에 참여하는 효과도 있다. 참고로 분산에너지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역 주변에서 생산하는 에너지다. 정부는 지난 2019년,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하면서 분산형 에너지 비중을 2040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활동으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LNG는 한시적이지만,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바 있어서다. 이 분류체계는 국내 친환경 시설의 기준으로 'K택소노미'로도 불린다.

다만, 지난 1월 발표된 EU(유럽) 택소노미 초안에는 전기 1㎾h 생산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270g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량) 미만,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 등을 이용하는 화력발전 대체, 2030년까지 건설 허가 등의 조건이 있어 포함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맞춰 기존 전력 및 스팀 생산 효율 향상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고, 친환경 LNG 연료 적용 및 유틸리티 수요·공급의 안정성 제고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가용 열병합 발전설비를 도입하고자 한다"며 "울산공장 내 전기 및 열 공급을 통해 국가의 분산형 전원 확대 보급 정책에 부응하고,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을 통한 에너지 절감 및 대기환경 개선에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한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5개사는 지난해 7월,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직접 재생에너지 생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 ▲한국전력을 통한 '녹색 프리미엄' 전력 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가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RE100에 참여하는 기업은 가입 이후 1년 내에 중장기 재생에너지 전력 확보 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 받는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5월 열린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서울 정상회의 특별세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라며 "향후 자동차 제조,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해 글로벌 순환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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