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단양 단체장 경선 탈락 후보와 '원팀'구성은 '희망사항'
단양 유한우 군수 탈당 이어 지지자들 속속 탈당..탈당인원 1000여명에 이를 듯
국힘 경선 탈락 후보와 지자자들...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 지지 현실로

[선거분석 =뉴스프리존] 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제천·단양 단체장 선거는 끝내 '원팀'을 꾸리지 못하고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든 형국이다.

국민의힘 제천선거본부는 김영환 도지사 후보를 비롯해 김창규 제천시장 후보 및 기초의원 들의 결속을 내세우며 '원팀' 구성을 공표하고 있지만 '원팀'의 뜻을 오해하고 있는 듯 하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라도 '원팀'이 구성됐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6.1 지방선거 국민의 힘 제천 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들은 '원팀'을 표방하며 대동단결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원팀' 구성은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국민의 힘 홍보사진)

'원팀'은 어떤 조건에서든 끈끈하게 뭉칠 수 있는 팀, 즉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없는 요소가 많은데 하나로 움직인다는 의미로 정치에서의 '원팀'은 각 후보들이 치열하게 노력해서 결과에 승복하고 패자는 승자의 당선을 위해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근한 예로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 유승민 후보가 윤석렬 후보를 지지한다든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고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본인과 그 지지자들이 헌신하는 것 등을 진정한 '원팀'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원팀'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원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말이다.

정치에서 '원팀' 구성은 경선에서 패비한 후보나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고 '역선택'의 치명적 후유증을 방지하는 한편, 본선 경쟁력을 극대화 할수 있는 폭발적인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팀' 구성 여부가 승패를 결정 짓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경선에 앞서 '공동협약서'를 통해 '내가 당선되는 것보다 '우리'의 승리를 위해 함께 하겠다'는 약속은 '원팀' 구성의 좋은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공동협약은 경선과정에서 상호 비방을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과 공동의 정책개발을 하고 경선 이후에도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자를 '원팀'이 되어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사례를 볼 때 국민의힘 제천·단양 단체장 경선과정과 경선 결과를 놓고 극단적 분열로 치닫고 있는 일련의 사태로 끝내 '원팀'구성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모습이다.

특히 이번 경선이 전혀 공정하지 못한 누군가의 의도와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 됐다는 강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의혹을 해소하고 봉합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본보 5월5일 자 '제천·단양, 국힘 경선 회오리..22대 총선 '쓰나미'로 번질 조짐, 5월 10일 자, 제천·단양 선거전 '원팀'...국힘 '미약'vs 더불어 '강력' 기사 참조)

경선을 통해 제천 시장후보가 된 김창규 후보 캠프는 경선 상대자인 최명현 예비후보와 그 지지자들을 전혀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 예비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 캠프로 발길을 돌리는 '역선택'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KBS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김창규 후보 지지세가 이상천 후보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 예비후보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지지세가 꾸준히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최 예비후보 측과 '원팀'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결과는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역정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 예비후보 측과 '원팀'을 구성하기에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된 듯하다.

최 예비후보 측은 엄태영 의원에 대한 배신과 실망에 더해 김창규 후보에게도 인간적인 실망감을 갖고 있어 보인다.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침통해 하고 있는 최 예비후보 캠프에 김창규 후보가 불쑥 찾아와 '도와 달라'고 한 것에 대해 '불난집에 부채질 한 격'이란 비난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비난과 원망의 화살은 엄태영 의원을 향해 겨냥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오로지 엄태영 의원이 제천·단양지구당 위원장으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0일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던 여동식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 캠프를 찾아 지지를 선언했다. 여 예비후보는 경선 결과에 대한 상실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음에도 이상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측의 '이상천 대세론'이 한껏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제천시장 경선에 참여했던 여동식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제천시장 후보 캠프를 찾아 지지를 선언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이상천 선거본부 제공)

국민의힘 단양군수 선거 또한 '원팀' 구성을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원팀' 구성은 커녕 경선 상대였던 유한우 군수와 그 지지자들이 대거 탈당하는 사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 10일 유한우 군수가 탈당계를 제출한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유한우 군수 지지자 300여명도 함께 탈당에 동참했다.  

유한우 군수 측의 전언에 따르면 유한우 군수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당원 약 2,400여명 중 절반인 1,000여명 이상이 탈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탈당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옮겨 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김문근 후보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 군수의 지지자들 또한 이 사태의 발단과 책임은 엄태영 의원에게 있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류 군수와 그 지지자들의 탈당이 단양군수 선거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문근 후보 측은 이 상황을 의식한 듯 '유한우 군수가 민선7기 준비했던 사업을 이어 받아 마무리하겠다'는 긴급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돌아선 유 군수 지지자들의 당심을 되돌리기에는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앞서 김문근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유한우 군수의 민선6기와 7기 사업을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10일 발표(조사 8일~9일)된 KBS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김문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동진 후보를 33%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조사 결과는 유 군수와 지지자들이 탈당계를 제출하기 전의 조사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두 후보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질 것이란 관측이다. 

단양군은 예로부터 단양읍과 매포읍의 표심이 갈리는 현상이 두두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번 선거는 매포읍은 국민의힘 쪽의 지지세가 높은 반면, 단양읍은 유 군수와 지지자들의 탈당 바람을 타고 더불어민주당 쪽의 지지세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와 그 지지층이 당락의 키를 쥐고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판세다.

전직 시장과 현직 군수가 경선 탈락이라는 치욕적인 결과로 깊게 파인 감정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으면서, 제천·단양 선거의 '원팀' 구성은 희망사항에 그칠 전망이다. 지금은 이들의 역선택을 막는 것 만이 최선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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