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까지 부산 조현화랑...힌색 라인 눈길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숯의 작가’ 이배 개인전이 오는 7월 3일까지 부산 조현화랑의 달맞이와 해운대 공간에 서 동시 진행된다. 달맞이 공간에서는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설치와 오일 파스텔 작업을, 해운대 공간에서는 붓질 작품들과 조각, 수채화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와 드로잉, 조각, 대형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과 형식으로 공간을 재해석한 신작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작가의 숯과 수묵작업에는 색이 배제되어 왔다. 흑색으로 수렴되는 동양의 작품들은 현실을 초월한 정신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고결함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주된 화제인 사군자를 보아도 난초와 대나무를 굳이 녹색으로 칠하지 않는다. 자연을 표현하되 색을 넣으면 오히려 현실성에 젖어 메시지는 반감된다.

숯의 형상을 브론즈로 재현한 작품도 전시된다. 연약한 물성에 강인함을 심어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안에서 발견되는 세밀한 미감을 표현하였다.

검정 숯으로 화면을 만들고 그 위에 오일 파스텔을 활용하여 흰 선들을 그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메마르고, 부서지기 쉬운 숯 조각을 깎고 붙여, 평면적으로 조합한 바탕위에 흰색의 드로잉 라인을 더했다.

“숯은 나에게 있어 변하지 않는 바탕이 되고, 나의 감성은 손을 빌려 선을 새긴다”

작가는 숯의 물질성과 흰 선의 드로잉을 통해 흑과 백, 그리고 선과 여백의 관계성에서 음과양, 밝음과 어둠, 존재와 부재의 개념이 공존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시제목 Oblique는 ‘비스듬히’라는 의미와 함께 무언가를 ‘움직인다’는 뜻의 형용사로도 쓰인다. 현대미술을 ‘만남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관객과 작가 사이에서 작동하고 생동하며, 연결하는 역할을 희망해 왔다. 전시장이라는 설정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현실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세계에 심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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