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임상 1상·비임상 연구 결과 발표 … "안전성·내약성 입증"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종근당(대표 김영주)이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CMT)의 치료제에 대한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종근당은 14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PNS, Peripheral Nerve Society) 연례 학술대회에서 CMT 치료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 기간 어느 정도로 흡수되고 배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체내 동태 프로파일과 용량의 증량에 따른 HDAC6 활성 저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되어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날 발표에는 CKD-510의 비임상 연구 결과도 포함됐다. 질환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임상 연구에서 CKD-510은 HDAC6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말초신경계 축삭 수송 기능을 개선시키고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을 막아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의 약물로서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다.

치료제 없는 희귀 유전성 질환 CMT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다양한 염증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로, CMT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이번 발표는 유럽에서 진행한 CKD-510의 임상 1상에 대한 내용으로 비하이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HDAC6 저해제로는 최초로 공개되는 임상 결과다.

CMT는 희귀 유전성 질환으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말초신경병증이다. 인구 10만 명당 30~40명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는 범삼성가의 유전병으로도 알려져 있다.

뉴런(Neuron,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를 둘러싼 수초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정상적인 유전자 발현 과정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한다. 드물게는 축삭돌기 유전자 이상이나 X염색체와 관련해 발생하거나,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기도 한다.

유아기나 청소년기에 시작해 10대~20대 초에 증상이 나타나며,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습관 관리나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악화 속도를 늦추는 정도만 가능한 수준으로 연구돼 있다.

현재 정확한 발병 기전을 특정하기 어려워 현재까지 허가된 치료 약물이 없다.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원인 유전자만 90개가 넘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CKD-510은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MT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도 CKD-510은 Late-breaking poster로 채택돼 말초신경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Late-breaking poster는 학회 자료제출 마감 이후라도 새로운 결과나 해당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물일 경우 추가적인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종근당 서울 충정로 본사 사옥 (사진=종근당)
종근당 서울 충정로 본사 사옥 (사진=종근당)

이번 발표는 종근당이 확실히 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모양새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현재 CMT 치료제는 툴젠과 헬릭스미스 등도 개발하고 있지만, 단계로 보면 종근장이 가장 앞서가는 모양새다.

참고로 종근당 치료제는 케미칼(합성의약품) 약 계열이며, 툴젠과 헬릭스미스는 유전자치료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툴젠은 자테 기술은 크리스퍼-카스9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TGT-001'에 대한 미국 전임상 단계에 지난해 진입한 것으로, 헬릭스미스는 국내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각각 알려졌다.

관계자는 "이번 유럽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CMT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2상을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학적 미충족 요구가 높은 CMT 치료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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