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德)이란 무엇일까요? 제 법명(法名)이 덕권(德權)이고, 법호(法號)가 덕산(德山)입니다. 저는 아직 이 법명과 법호의 비밀을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전생에 너무 덕을 쌓지 못해, 이생에 덕을 산 같이 많이 쌓고 가라는 진리의 명(命)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일까요? 그 답을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 명확하게 밝혀 주셨습니다.

「덕(德)이라 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恩惠)가 나타나는 것을 이름이니, 하늘이 도를 행하면 하늘의 은혜가 나타나고, 땅이 도를 행하면 땅의 은혜가 나타나고, 사람이 도를 행하면 사람의 은혜가 나타나서 천만 가지 도를 따라 천만 가지 덕이 화하느니라.」

그리고 「그 중에 제일 큰 덕으로 말하면, 곧 대도를 깨달은 사람으로서 능히 유무를 초월하고, 생사를 해탈하며, 인과에 통달하여, 삼계 화택(三界火宅)에 헤매이는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가히 대덕을 성취하였다 하리라.」 하셨습니다.

어떻습니까? 이제 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덕을 성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채근담(菜根譚)》에 <심덕승명(心德勝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의 덕을 쌓으면, 운명도 바꿀 수 있다.’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입니다. 신라 자장율사(慈藏律師 : 590~658)에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을 꼭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백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99일 째 되는 날, 얼굴이 사납게 생기고, 곰보에 한쪽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 거지 같은 꼴을 하고 도량(道場)에 들어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자장 너 있느냐?” “얼른 나와!” 이에 상좌들이 “큰 스님께서는 지금 기도 중 이시니 내일 오십시오.” 이때 기도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가던 ‘자장’이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내일 다시 오시오.” 하며 자신의 방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그 거지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합니다.

“네 이놈 자장아, 교만하고 건방진 중놈아! 네놈이 나를 보자고 백일 동안 청해 놓고, 내 몰골이 이렇다고 나를 피해?” “네가 이러고도 중질을 한다고?” 거지는 큰 소리로 비웃으며 파랑새가 되어 날아가 버렸습니다. ‘자장율사’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나를 찾아온 ‘관세음보살’을 외모만 보고, 자신도 모르게 젖어 든 교만하고 편협한 선입견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작은 잦 대로 잰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버리고 바랑 하나만 메고, 스스로 구도의 길을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수도인도 살아가다 보면, 스스로의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수호천사와 보살을 못 알아보는 어리석음을 범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습니다. ‘나보다 아랫사람은 없다.’는 하심(下心)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야 좋은 운도 열리는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이런 것이 ‘덕’이고, ‘겸손함’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덕을 쌓고자 할 때, ‘나는 이웃을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하늘을 위해서 무엇을 주려고 노력하였는가? 나는 누군가의 뜨거운 감동이었는가를 먼저 생각해라.’ ‘통장 속에 잔 고는 쓰면 쓸수록 비어져 가지만, ’덕과 운‘은 나누면 나눌수록, 베풀면 베풀수록 커지고 쌓여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덕이란 베풀면 베풀수록 쌓여가는 것입니다. 「부모·자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모·자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상·하 사이에 도를 행하면 상·하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부부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부부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붕우(朋友) 사이에 도를 행하면 붕우 사이의 덕이 나타나고, 동포 사이에 도를 행하면 동포 사이의 덕이 나타나서,

개인에 당하면 개인이 화하고, 가정에 당하면 가정이 화하고, 사회에 당하면 사회가 화하고, 국가에 당하면 국가가 화하고, 세계에 당하면 세계가 화하는 것이며, 그중에 제일 큰 덕으로 말하면, 곧 대도를 깨달은 사람으로서, 능히 유무를 초월하고, 생사를 해탈하며, 인과에 통달하여, 삼계 화택(三界火宅)에 헤매는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한 가지 극락에 안주하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이 가히 대덕을 성취한 것입니다.」

’심덕승명‘하는 사람은 내 한 몸, 내 한 가족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뛰어넘어 전 세계 일체생령(一切生靈)을 뜨겁게 사랑해야 가히 덕승(德勝)하고 승명(承命)하는 대덕(大德)을 이루었다 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의 법명과 법호의 의미를 이제 갈 때가 다가와서야 어렴풋이 느껴집니다. 세상에 덕보다 더 큰 것은 없습니다. 우리 살아생전에 덕을 산처럼 쌓아 놓고 내생을 기약하면 어떨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5월 2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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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덕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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