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수비불안과 압박 난맥상에 카타르 월드컵 희망 사라져, 손흥민 활용법도 없어

1-5

스코어가 말해주듯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벤투호)이 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 최강(FIFA 랭킹 1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대패를 당했다. 한마디로 벤투호는 세계 최강을 맞아 경쟁력에 의한 가능성을 입증하기보다는, 오직 '삼바군단'이 구사하는 화려한 개인기와 빠르고 세밀한 패스, 그리고 상대 허를 찌르는 공격 패턴 플레이는 물론, 강한 압박과 더불어 경험에 의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고품격 축구를 경험하는 것으로서만 그쳤다.

따라서 11월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는, 벤투호에게 기대와 희망보다는 풀어야 할 숙제만 쌓인 한판 승부였다. 무엇보다 벤투호가 브라질을 상대하여 드러낸 핵심적인 문제점은 공격 빌드업과 수비 그리고 압박 등 총 3가지로 집약됐다. 먼저 공격 전술의 빌드업이 스피드가 결여되어 실효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이는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황의조(30.브롱댕 보르도)를 비롯한 공격라인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인한 공격 구사로만 이어져 공격력 강화에 필수적인 부분 전술인 연계 플레이 실종을 드러냈다.

이어 수비 문제는 브라질을 상대로 하여 또 다시 그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내며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망), 히샬리숑(25.에버튼), 하피냐(29.레알 소시에아드), 루카스 파케타(25.올림피크 리옹)의 초호화 브라질 공격라인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상황을 꿰뚫는 조직적인 플레이로 김영권(32.울산 현대), 권경원(30.감바 오사카), 홍철(32. 대구 FC), 이용(36.전북 현대)이 형성한 포백은 너무 쉽게 농락당했다. 이는 벤투호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실점 원인이 실수가 아니며, 오직 이는 개인 능력과 스피드, 순발력, 민첩성 등 열세의 실력 차이였을 뿐이다.

강팀의 우선 조건은 선수 기량이지만 그러나 승리의 우선 조건은 수비력이다. 만약 수비력이 뒷박침 되지 못한다면 결코 강팀이 될 수 없음은 축구의 진리다. 그렇다면 벤투호는 카타르 FIFA월드컵 16강 성취를 위해서는 브라질전을 반면교사(反面敎師.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로 삼아 이의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벤투호가 브라질을 상대로 하여 드러낸 문제점은 바로 압박이다.

벤투호의 브라질전 참패는 실력을 드러낸 경기. 대비책이 없으면 원정 16강은 불가능이다. (사진=연합뉴스)
벤투호의 브라질전 참패는 실력을 드러낸 경기. 대비책이 없으면 원정 16강은 불가능이다. (사진=연합뉴스)

압박은 현대축구 수비 흐름의 주류인 가운데 팀 경쟁력 유·무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다. 이에 압박은 개인, 부분, 팀적으로 조직적이면서도 효과적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벤투호가 4년 동안 구사하고 있는 압박은 브라질전에서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명백히 입증됐다. 압박은 어디까지나 상대 공격을 차단 및 지연시키는데 목적이 있으며, 더 나아가 볼을 인터셉트하는데 있다. 하지만 벤투호의 압박은 압박을 위한 압박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압박은 세계축구 변방인 아시아권 팀에게는 통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같은 압박이 축구 선진국 팀에게는 절대 통용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벤투호는 브라질의 상황에 맞는 순간적인 전방 강한 압박과 같은 실효성 있고 효과적인 압박 구사를 위한 개선 모색이 요구된다. 분명 브라질 앞에서 벤투호 후방 빌드업은 '우왕좌왕(右往左往)'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며 팀 분위기까지도 저하시켰다.

이에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브라질급 레벨인 우루과이, 포르투갈은 물론 가나를 상대하는 벤투호에게 변화만이 답이다. 벤투호 선수 구성은 유럽파가 주축이다. 브라질전의 초라함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던 점은 손흥민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과 황의조의 환상적인 골이다. 그렇다면 벤투호의 FIFA 월드컵 16강 성취 가능성은 유효하다. 단 이는 벤투호가 브라질전에서 드러난 문제점 개선으로 인한 전력 강화를 꾀했을 때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벤투호는 브라질전 모의고사를 보약으로 삼아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만 한국 축구는 카타르 FIFA 월드컵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은 틀림없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