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본질에 이르게 하는 빛같은 존재"
 8~22일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

그림이 혼자일 수 있는 '당당한 나'를 마주하게 해주었다는 장민숙 작가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나에게  색(color)은 영혼에 직접 가닿는 힘(energy)이다. 그림은 그 에너지로 삶을, 시간을 가시적으로 만든다. 나의 떠돌던 마음이 그림에 자리를 잡는다. 가다보면 확신하고 믿었던 것들이 아니기도 하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하나에 빠져 거기에 집중하다 보면 그것만 도드라져 보인다. 한걸음 떼고 조금만 뒤로 가면 같은 것도 다르게 보인다. ‘제자리’란 것도 ‘맞고 틀린 것’이 없다. 마음이 편히 찾는 그곳이 자리고 그만큼이 답이다. 모든 순간이 그림의 완성이었고,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던 그림은 지난 순간의 과정이었다”

 8~22일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을 갖는 장민숙 작가는 사각의 색면들을 층층이 쌓아가며 감성적 색감을 만들어 간다.

“내 그림은 작업하는 순간의 감정, 그날의 풍경과 바람을 담는다. 삶의 모든 시간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그 속엔 연민과 슬픔,깊은 고뇌와 한숨, 기대와 좌절, 질긴 우울, 혼란과 평온, 그리고 빛과 어둠의 이야기가 있다.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경험으로 하루하루 자신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 삶이라는 여행이라면 그림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그는 그림을 만난 것을 기적이라 했다. 20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딜런 토머스의 시 ‘나의 기예 또는 우울한 예술로’를 떠올리게 해준다. 창작을 하는 목적이 야망이나 빵, 과시욕과 영예, 아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비밀스러운 영혼의 떨림과 공명을 위한 것이라 읊고 있다.

“그림은 나에게 칭찬과 비난, 그 많은 비웃음을 다 뒤로하고 혼자일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내 마음과는 다른 대화를 더 이상은 하지 않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또 그림은 내가 아닌 다른 나를 강요하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만 곁을 내어주고 침묵속에서 언제나 기다려 주었다. 그 앞으로 오늘도 한 걸음 다가간다. 고요해 질 때 까지.... 세상 어떤 일에도 이렇게 꾸준하고 오랜 적이 없던 내겐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어느순간부터 작가의 화폭에선 집들은 사라지고, 그 공간은 감성적 색채로 채워졌다. 허상 같은 자화상을 지우고 비로서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선 자신을 보란 듯 색면이 대나무 발 같은 틈새로 삐집고 나온다.  

장민숙 작가는 그렇게 구상에서 추상으로 자연스레 이행했다. 작업의 과정이 명확한 보기드문 작가다. 미술계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다. 색감의 미묘한 아우라가 색의 본질인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마도 영혼의 떨림과 공명하는 모습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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