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공(篤工)

세상에 다방면에 걸쳐 위인(偉人)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러워하는 위인은 음악 연주가이지요. 저는 전생에 영락없는 수도인(修道人)이었는지 가무(歌舞)엔 영 젬병입니다. 왜 노래나 춤을 추면 반 박자 빠르거나 늦는지요? 그래서 대중 앞에서 곤욕 치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경전(經典)을 외우거나 독경(讀經)을 할 땐 그래도 남보다 일직 심으로 몰입하는 것을 보면 저도 수도엔 위인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음악의 문외한인 제가 오래전 중국 <천진일보(天津日報)>가 올린 ‘팔이 없는 왕자’라 불리는 류웨이(劉偉)의 짧은 동영상을 보고는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두 팔이 없이 대형 극장에서 두 발로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온전한 사람도 어려운 일인데, 두 발로 만인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독공(篤工) 끝에 이루어진 것일까요? 분명히 ‘팔 없는 왕자 류웨이’는 피아노의 달인인 것 같네요.

어떤 이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빨리 죽든지 아니면 멋지게 살든지”, “살아있다는 건 축하할 만한 일이다.”라고요. 어떠한 경험과 깨달음이 그 사람에게 이러한 표현을 하게 한 것일까요?

‘류웨이’는 두 팔이 모두 없지만 두 발로 아름다운 피아노 곡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단 한 번도 불공평한 자신의 운명을 원망한 적이 없고 언제나 멋지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류웨이! 그는 1987년에 태어났습니다. 아홉 살이던 그는 귀인(綠茵)축구팀 2부 팀 주장이자 팀의 미드필더를 맡았었지요.

하지만 1998년 류웨이와 그의 친구 3명은 집 근처에서 숨바꼭질하던 중, 낮은 벽돌 담장이 무너지면서 10만 볼트의 고압선 위로 떨어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의사는 류웨이 두 팔의 근육 신경이 전기 충격으로 괴사(壞死)해 반드시 서둘러 절단 수술을 해야 한다고 진단을 했습니다.

그 이후 류웨이는 류진성(劉 更生) 베이징(北京)시 장애인연합부주석을 만나게 됩니다. 류 부주석의 끊임없는 도움으로 류웨이는 베이징시 장애인수영팀에 들어가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2002년 우한(武漢)에서 열린 중국 장애인 수영선수권대회에서 류웨이는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땄습니다.

또한,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으로 중국 장애인 수영 선수권 대회 100m 평영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무렵 류웨이는 모친에게 2008년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합니다. 올림픽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그는 고강도의 체력소모로 면역력이 감소해 알레르기성 자반 병에 걸리게 됩니다.

의사는 모친에게 고압 전류가 류웨이 몸속 세포에 막대한 손상을 끼쳤다며 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그래서 류웨이는 수영을 그만두게 됩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운명에 굴복하지 않은 그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고3 시절 류웨이는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각종 음악 이론 서적을 사들이어 음악에 몰두했지요. 그는 ‘독립 음악’ 작곡가 종(鐘) 선생님과 친분을 맺었습니다. 종 선생님은 그에게 작곡하려면 피아노를 배워야 한다고 귀띔해 주었지요.

또 류웨이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한마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아, 너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단다. 다른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도 할 수 있어. 다른 아이들이 피아노를 손으로 연주하면 너는 발로 연주하면 되잖니.”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하여 그는 불가능할 것 같은 피아노 연주의 길을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2008년 류웨이는 베이징 방송국의 <올림픽을 노래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류더화(劉德華) 앞에서 <꿈속의 결혼식>을 연주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류더화와 함께 <하늘의 뜻>을 불렀지요. 류더화와 그는 함께 음악 작곡 작업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하여 류더화의 새 앨범에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곡이 추가 수록되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류웨이는 “현 상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결코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다. 오늘의 눈부신 성과는 과거를 나타낼 뿐이며 내일의 하늘은 어두울 수도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나의 꿈은 훌륭한 음악 작곡가가 되는 것이며 이는 내가 평생 추구할 목표이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이야기인지요? 정말 <빨리 죽든지 아니면 멋지게 살든지>가 아닌가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우리의 속담과 같은 뜻이네요!

수도(修道)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도하는 방법에 ‘독공(篤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신을 수양하기 위해 남모르게 혼자 열성을 가지고 모든 힘을 다 기울여야 하는 수행법이지요.

독공을 하는 순서는 큰 원(願)이 있고 난 뒤에 큰 신(信)이 나고, 큰 신이 난 뒤에 큰 분(忿)이 나야 합니다. 그리고 큰 분이 난 뒤에 큰 의심이 나고, 큰 의심이 있고 난 뒤에 큰 정성이 나오는 것이지요. 어차피 <빨리 죽든지 아니면 멋지게 살든지>입니다.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독공’이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6월 2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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