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문재인→현재 이재명, 사실상 이름만 바뀐 상황', 옛 국민의당 사례처럼 '분당' 가능성 충분한 이유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내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에게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도대체 총구를 앞으로 향해야지 왜 옆으로 향해가지고 자기 식구끼리 죽이고 살리고 하느냐 이건 아주 바보짓"이라고 일갈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5일 KBC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 본인이 (당대표 출마 여부를)결정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른바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해철·홍영표·설훈 의원은 최근 잇달아 이재명 의원에게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얘기해왔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에게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도대체 총구를 앞으로 향해야지 왜 옆으로 향해가지고 자기 식구끼리 죽이고 살리고 하느냐 이건 아주 바보짓"이라고 일갈했다. 홍영표 의원과 이재명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내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에게 '당대표에 출마하지 말라'고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도대체 총구를 앞으로 향해야지 왜 옆으로 향해가지고 자기 식구끼리 죽이고 살리고 하느냐 이건 아주 바보짓"이라고 일갈했다. 홍영표 의원과 이재명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법무부 검찰이 윤석열 총장을 대통령 만들어주듯 아이러니컬하게도 윤석열 정부 법무부 검찰이 이재명 의원을 당대표로 나가게 하고 있다"며 "사정이 되면 야권에서는 탄압으로 규정을 하고, 그러면 또 민주당은 싸움을 잘하는 정당이라 잘 뭉친다. 그렇게 되니까 전 이재명 의원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2015년 2월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과 현재 시점이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적잖게 나온다. 즉 당시의 '문재인 당대표' 견제론과 현재의 '이재명 당대표' 견제론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 2014년 말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당대표 불출마를 촉구하는 민주당내 움직임이 적잖았다. 이런 움직임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립 관계에 있던 당내 의원들이 주도한 바 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권 경쟁자였던 박지원 전 원장도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며 역시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즉 7년여전의 상황과 현재 상황이 문재인에서 이재명으로 이름만 바꾸면 사실상 같다는 점이다. 다만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친문'임을 내세웠던 이들이 지금은 '이재명 당대표'를 견제하는 위치에 있을 뿐이다. 

이같은 불출마 압박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고, 박지원 전 원장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근소한 차이로 당대표에 선출된 바 있다. 당시엔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지만, 현재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경우 현재 그에 대적할 만한 이가 없어 당대표 선출은 확정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당대표 선출 이후 당내 '반문재인' 세력은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2015년 내내 흔든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에 선출된지 고작 두 달이 지난 그해 4월 재보궐선거에서 패했다는 이유로, 반문계 인사들은 '지도부 총사퇴'를 연일 외쳐대고 '공천권 나눠먹기'를 압박해왔다. 

그 중심에는 박지원 전 원장을 포함해 김한길·안철수·조경태·주승용·김동철·박주선 등의 정치인들이 포진했었다. 실제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흔들던 이들 대부분은 2016년 20대 총선 직전 안철수 의원을 따라 옛 국민의당(녹색 상징)으로 당적을 바꾼 바 있으며, 현재엔 상당수가 국민의힘에 당적을 두고 있다. 

지난 2015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권 경쟁자였으며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그는 '문재인 당대표' 선출 이듬해 민주당을 탈당해 옛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 국면에선 이른바 '문모닝(아침마다 문재인 때리기)'으로 불리는 과도한 '문재인 네거티브'를 주도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5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권 경쟁자였으며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그는 '문재인 당대표' 선출 이듬해 민주당을 탈당해 옛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 국면에선 이른바 '문모닝(아침마다 문재인 때리기)'으로 불리는 과도한 '문재인 네거티브'를 주도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원장도 옛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 국면에선 이른바 '문모닝(아침마다 문재인 때리기)'으로 불리는 과도한 '문재인 네거티브'를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이같은 과도한 공격은 도리어 역풍으로 돌아왔으며, 옛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분당하는 등 소멸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이낙연계를 비롯한 소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으로 실제 성향은 국민의힘과 유사하다는 뜻)'으로 불리는 반개혁파 세력들은 과거 '반문재인' 세력이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흔든 것처럼 '이재명 당대표' 체제를 흔들 것은 확실시된다. 

이후 과정에서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과거처럼 '분당'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분당' 이후에 총선에서 선전하고 정권을 잡았듯, 차라리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의원을 구심으로 한 개혁세력과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한 '반이재명' 세력이 깨끗하게 갈라서는 것이 낫다는 전망도 나올 만하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