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4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휴
실험적 애니메이션 조망 기회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영화가 산 자를 기록하는 유령기계라면, 애니메이션은 죽은 자를 움직이는 좀비기계다. 우리는 망자의 부활을 주문하며 동시에 자신의 영생을 꿈꾼다”

김시헌 작가의 ‘좀비기계’전이 8월4일까지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다. 작가의 애니메이션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의 기본 단위인 프레임(이미지)에 기술적 장치나 서사적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그 틈 사이를 능숙하게 빠져나간다. 각각의 프레임들은 존재를 방해받지 않고 다른 장치들에 의해 능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애초에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든다기보다 이미지와 이미지가 연결되는 방식과 경험과 감각이 확장되는 과정을 추구하며, 끊임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잠재적 슬픔
잠재적 슬픔

“나는 스틸 이미지와 무빙 이미지 간의 유기적인 관계와 접목에 관해 관심을 두어 왔다. 애니메이션을 매개로 스틸 이미지를 무빙 이미지로 전환하고 영화적인 생명력을 부여한다. 작업의 기본이자 핵심은 프레임이다. 때문에 프레임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존중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프레임 아트(Frame Art)’라고 스스로 명명해 본다. 창작의 과정에서 ‘정지하든, 움직이든 이미지는 결국 하나’임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움직임, 나아가 존재의 본질에 관해 사유하게 된다”

캘리 볼
캘리 볼

그는 이번 전시에서 책에 영화적 생명력을 부여하는 책(book)과 애니마(anima:애니메이션의 어원)를 합친 ‘부카니마 BOOKANIMA’ 시리즈 중 ‘부카니마:춤’과 신작 ‘부카니마:애니메이터의 생존키트’를 선보인다. 추상과 구상의 이미지를 연결하고, 자연스러운 전환을 보여주는 ‘잠재적 슬픔’과 작가가 간직해온 소품들을 프로타주 방식으로 만든 ‘올록볼록’ 등을 통해 실험적 애니메이션을 폭넓게 보여준다.

부카니마
부카니마
올록볼록
올록볼록

김시헌 작가는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시카고예술대학과 캘리포니아예술대학에서 각각 파인아트 학사와 실험애니메이션 석사를 전공하고,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 이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2년 청주창작스튜디오와 OCI미술관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뉴욕에 거주하며 영화제와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실험애니메이션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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