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드러난 결정력 부족 일본전 앞두고 해법 찾아야

한국 축구에 대한 중국의 '공한증'은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대회 4연패를 위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흔히 축구에서 3골 차 승리는 야구의 콜드게임과 비교된다. 이는 그만큼 수준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중국 사령탑인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0.세르비아)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한 수 위였다"며 수준 차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경기 초부터 수비에 치중하는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고 내려앉아 한국을 상대한 중국의 극단적인 수비축구에 고전했다. 벤투호는 조규성(26.김천 상무)을 원톱으로 하는 4-1-4-1 카드로 경기를 지배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전반 득점을 기대했던 조규성은 중국 수비에 철저히 견제 당하며 활동폭이 극히 제한적이었고,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책임진 나상호(26. FC 서울)와 엄원상(23.울산 현대)도 흐름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플레이 미흡으로 공격은 단조로운 가운데 세밀함도 떨어졌다. 이에 중원에서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보인 황인범(26.FC 서울)과 권창훈(28.김천 상무)의 의욕적인 플레이만이 돋보이며 중국을 압도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이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전반 고전, 후반 결정력 부족을 보여줘 아쉬움이 큰 결과를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이 중국을 3: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전반 고전, 후반 결정력 부족을 보여줘 아쉬움이 큰 결과를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에 중국이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비신사적인 고의성 반칙 뿐이었고 결국 팽팽하던 승부는 전반 39분 중국 주장 주천제(22. 상하이 선화)의 헤더 자책골로 한국이 선제 득점에 성공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흐름을 잡은 벤투호의 후반전은 전반과는 달랐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에 대응 해법을 찾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플레이는 측면 공격 및 이를 배가시킬 수 있는 수비 스리백, 포백 하에서의 윙백과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한편으로 중·장거리 슈팅 등등이 손꼽힌다.  

후반전은 벤투호의 이같은 플레이에 의한 풀백 김진수의 공격 가담이 두드러지며, 후반 9분 황인범 크로스▶김진수 헤더▶권창훈 마무리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중국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축구는 단지 의욕만으로는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인 면이 있다. 분명 중국은 벤투호를 상대로 해서도 가진 것 없이 의욕 하나만으로 한국 축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이 비록 U-23세 이하로 구성된 팀이라고 하지만 이는 실로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역시도 K리그 선수 주축 팀이라고 하지만 중국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기량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할 때 중국에게는 실로 어리석은 일전이었다. 그 일전의 후반전은 중국에게 더욱 처참했다. 후반전 유효슈팅 1개 없는 졸전으로 일관하던 중국은 후반 39분 한국의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조규성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야구의 콜드게임과 같은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전·후반 볼 점유율을 70% 이상 가져가며 슈팅도 19회(중국 1회)를 시도했고, 그 중 유효 슈팅은 9개(중국 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에도 한국은 상대 자책골 포함 3골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결코 만족스러운 결정력이 아니다. 또한 코너킥, 프리킥 세트피스도 총 28회(코너킥 9개 포함) 얻었지만 세트피스 득점은 단 1골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는 만족스러울 수 없는 경기 결과다.

따라서 벤투호가 한국 축구의 동아시안컵 4연패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도 중요하지만 상대 전술, 전략에 따른 현명한 대응, 대처와 더불어 결정력 향상 해법 찾기에 올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벤투호에게 24일 갖게 되는 2차전 홍콩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직 27일 어차피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일본전이 문제다. 그래서 중국전 결정력 아쉬움에 대한 여운은 크게 다가온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