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상상의 기억 소환 화폭에 펼쳐
”무분별 동심의 세계가 행복의 근원 텃밭“
8월5일까지 마리갤러리 개인전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진 평범한 사물들(달걀 후라이, 장난감, 대중문화의 아이콘)은 일반적으로 마주치지 않을듯 한 환경속에 종종 배치된다. 크기가 조정되기도 하고 모양이 변경되어 재구성되기도 한다. 사물들간의 맥락성과 정체성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꿈속에서나 가능한 화면을 구성한다. 갤러리 마리에서 8월5일까지 개인전을 갖는 최현주 작가의 자신의 작업에 대한 설명이다.

어린아이 같은 감성을 화폭에 펼쳐내고 있는 최현주 작가
어린아이 같은 감성을 화폭에 펼쳐내고 있는 최현주 작가

“마음속 깊이 잠재해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의식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억압된 무의식,현실적인 연상을 뛰어넘어 불가사의 한 것, 우연한 것, 환상적인 것에 무제한적으로 도전하며, 아이와 같은 영감으로 가득한 작업을 통해 어릴 적 순수하고 즐거웠던 경험이 우리의 곁을 지켜주는 따듯함과 행복한 벗이 될 수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아버지는 어린딸에게 밤하늘의 별과 구름, 달을 보라고 했다. 그때 그를 계속 따라오는 달과 별 ,밤하늘의 푸른 구름을 잊을 수가 없다. 어린시절 엄마의 계란 후라이를 꽃으로 인식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계란꽃 작업, 그후 엄마가 찍어다 준 야생화 꽃들은 계란위에서 다시 피어났다. 이런 저런 의식과 무의식의 기억들은 그렇게 자라났다. 삼라만상의 세계가 그렇게  연결돼 있다. 중도의 세계다.

“사실 우리는 무의식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 같은 의식을 부여잡고 떠돌고 있는 존재인지 모른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마저 없는 지점에서 진정한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어린시절 상상력은 배움이라는 분별지(分別知)가 늘어나면서 고사해 가는 것이 현실이다. 작가는 그것을 돌이켜 ‘상상의 기억’으로 되살려 내고 있다.

불교에서도 분별지는 일반적으로 理性(이성)에 의해서 사물을 분별해서 아는 지혜요, 無分別知(무분별지)는 靈性(영성)에 의해서 統覺的(통각적)으로 얻어지는 지혜하고 했다. 분별지와 무분별지는 배와 바다와 같은 관계라 할 수 있다. 분별을 통해서 무분별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상보적 관계라 하겠다. 그래서 작가는 분별지에만 찌들어 있는 현대인에게 ‘상상의 기억’을 통해 무분별지의 세계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심같은 무분별의 세계야말로 따듯한 행복의 텃밭이다. 내가 상상의 기억을 불러와 화폭에 펼쳐내는 이유다“

무불스님의 설법이 떠올려 진다. 불상에는 부처거 없다. 그러나 정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불상이 가피를 내린다. 갓바위 부처님은 천년동안 말이 없지만 하루에도 수천명이 법문을 듣고 간다. 바로 최 작가가 화폭에 펼쳐내고 싶은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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