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사전 협의 없이 박석 이동 및 재설치 지적
재발방지 대책 마련 후 재추진 “장비 사용 훼손은 없어”

[경남=뉴스프리존]이진우 기자 = 세계 최대 고인돌로 추정되고 있는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이 잘못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김해시가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뒤 정비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상남도기념물 제280호로 지정된 이 지석묘는 지난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때 발굴됐다. 무게가 350톤에 이르는 이 선사시대 지석묘 발굴 당시 발굴기술과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흙을 다시 채워 보존해 오다가 지난 2019년 종합정비계획 수립, 2020년 12월 시굴발굴조사와 정비공사에 착공했다.

경남도기념물 280호인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 전경 ⓒ김해시
경남도기념물 280호인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발굴 당시의 모습 ⓒ김해시

문화재 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의 복원정비계획 수립해 경남도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정비사업이 이뤄졌지만, 문화재청과의 사전 협의 없이 박석을 이동시킨 뒤 재설치를 한 것이 문제였다.

당시 정비공사는 사각형으로 지석묘를 둘러싼 제단 형태의 박석 중 현존하는 4개 구역의 박석을 세척하고 평탄처리를 하기 위해 위해 이동시킨 뒤 재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시의 해당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 신청으로 지난 5월과 7월 복원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던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박석 이동과 재설치를 한 것은 문화재 원형 보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지난 5일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현지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5일 문화재청의 현지조사 결과 지석묘 주변에 깔린 박석(얇고 넓적한 돌) 제거와 재설치는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 협의 후 시행해야 하지만 협의를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는 이번 현지조사 이후 있을 문화재청의 조치사항 통보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할 계획이며 관계 전문가 협의와 자문을 거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복원정비사업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경남도기념물 280호인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 박석 모습 ⓒ김해시
경남도기념물 280호인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현장 기존박석 현황 ⓒ김해시

시 관계자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소실된 박석 부분을 새롭게 채워 넣어 선사시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기존 박석을 보존 처리한 것으로 언론 보도처럼 장비를 사용한 훼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여서 경남도의 현상변경허가만 받고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리는 등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문화재청 조치 결과에 따라 복원정비사업을 잘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산동 지석묘 복원정비사업은 16억7000만원(도비 10억, 시비 6억7000만원)을 들여 지석묘가 가진 가치를 보호하는 가운데 지석묘가 소재한 구산동 1079번지 4600㎡ 일원의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2020년 12월 착공 이후 당초 올해 8월 완공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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