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대표이사 역할 주목 … 취임 직후 순익 급상승 … 헬스케어·마이데이터 등 미래 수익원 눈길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KB금융그룹 내에서 KB손해보험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을 제치고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에 오른 것이다.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도 있었지만, 대체투자 배당이익 증가 등 호재가 적지 않았다.

최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439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7.5% 증가한 것일 분 아니라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에 이른다. KB국민카드는 2457억 원, KB증권은 1820억 원을 기록하며 2, 3위에 올랐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1429억 원으로 아쉬웠던 것을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참고로 지난해에 KB증권은 3744억 원, KB국민카드는 2528억 원이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거래대금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하락 등으로 순이익이 하락했다.

KB손해보험 강남본사사옥.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강남본사사옥.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선전으로 KB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은 2조 7566억 원을 기록, 부진한 계열사가 있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의 양호한 실적은 사실 1회성 요인이 있었다. 내년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서울 합정빌딩, 경기 구리빌딩, 수원빌딩, 대구빌딩, 경북 구미빌딩 등 5곳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1570억 원이 유입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나쁜 편은 아닌 2824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2위 KB국민카드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익 증가의 비결은 우선 장기보험, 일반보험 등 손해율의 개선, 그리고 대체투자 배당이익 등이 꼽힌다. 재무건전성도 합격점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지급여력(RBC) 비율은 198.7%로 전년 동기(178.7%) 대비 20%포인트 개선됐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손해보험 김기환 대표이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기환 대표는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장기신용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뒤 재무부서에서 성과분석 업무를 담당해 온 재무전문가다.

2021년 1월,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당시에는 손해보험업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3년 연속 실적 감소세를 보이던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성공적인 인선임을 증명해냈다. 2020년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1639억 원이었지만, 그가 취임한 2021년에는 3018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던 것이다.

김기환 대표의 행보 중 노동조합과의 관계개선도 업적으로 꼽힌다. 그는 2021년 초 취임 직후부터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불거진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며 노사 사이 신뢰 회복을 강조해왔으며, 그 성과로 2021년 4월, 안식휴가 제도 도입과 인력 충원, 복지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를 도출했고,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큰 잡음 없이 합의를 이뤄냈다. 취임 후 첫 출근 부터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발이 묶였던 것을 감안하면 훌륭한 성과다.

2021년 1월 4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KB손해보험 김기환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김기환 대표가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방향으로 고객 최우선, 새로운 시장 창조, 디지털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2021년 1월 4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KB손해보험 김기환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김기환 대표가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방향으로 고객 최우선, 새로운 시장 창조, 디지털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향후 발전성도 나쁘지 않다.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등을 미래 수익원으로 발굴 중이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지난해 10월 출범한 자회사 KB헬스케어가 케이디스포츠, 케어닥, 하이디어 등과 협약을 맺고 순항중이며, 마이데이터는 지난 4월 출시된 뒤 금융정보, 건강정보를 결합한 초개인화 서비스로 발전하기 위한 구상을 구체화 하고 있다.

한편 KB손해보험 김기환 대표는 지난 2022년 1월 신년사를 통해 "2022년은 본격적 도약을 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으로 고객가치 상승, 헬스케어 자회사와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를 통한 새 시장 주도, 디지털 혁신, 1등 DNA와 이기는 조직문화 등을 전략방향으로 제시하고, "2022년은 KB손해보험의 저력을 시장에 반드시 보여주고 본격적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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