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한국축구 두 번 다시 벤투 감독의 희생양 될 수 없어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 말이 맞다. "축구는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팀이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훈련에 의한 색깔이 묻어나는 특징적인 전술, 전술이 존재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지난달 일본에서 개최됐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벤투호는 팀이 하기보다는, 선수 개인 능력으로 중국(3-0 승), 홍콩(3-0 승), 일본(0-3 패) 3연전을 소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축구의 팀 스포츠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팀을 강조한 벤투 감독의 의도는 진정 무엇이었을까? 언론은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벤투호에 대하여 한결같이,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카타르 FIFA월드컵)의 '실험'과 '옥석 가리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물론 이는 카타르 FIFA월드컵이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과, 또한 최종 엔트리가 기존의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타당성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선수 중 기존의 벤투호 승선 멤버 외 카타르 FIFA월드컵행에 발탁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하는 데에는 의구심이 없지 않다. 이는 4년여 동안 변하지 않고 있는 벤투 감독의 선호 선수 선발 성향을 염두에 둔다면 의구심에 대한 정답은 1~2명 또는 전무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각 언론의 '실험' '옥석 가리기'는 언론 보도는 단지 관심 위주 보도에 불과하다.

한국 축구를 위하여 벤투 감독에게 '제약'과 '견제'는 피할 수 없는 단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를 위하여 벤투 감독에게 '제약'과 '견제'는 피할 수 없는 단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분명 벤투 감독은 동아시안컵에 자신의 축구 철학에 혁명적으로 까지 평가되는 급진적 변화 지도력을 보여줬다. 그것은 프로축구(K리그)에서 조차 무명에 가까운 신인 선수들의 과감한 경기 투입이다. 이 같은 벤투 감독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카타르 FIFA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어 떠난다는 점을 유추해 봤을 때, 이는 변화가 아니라 벤투 감독의 제2 새로운 지도자 인생을 위한 의도된 고도의 계산일 수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동아시안컵에서 벤투 감독의 급진적 변화 지도력은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는 곧 지도력 무능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카타르 FIFA월드컵을 의식하여 대한축구협회, 축구인, 축구팬, 언론은 벤투 감독의 지도력 비판에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 기대감에만 사로 잡혀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 축구는 자칫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자력 16강 진출은 고사하고 한국 축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오점을 남기는 대회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는 벤투 감독에게 더 이상 관대함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단언컨대 카타르 FIFA월드컵에서 한국이 상대해야 하는 남미 우루과이, 아프리카 가나, 유럽 포르투갈의 벽은 높고, 아울러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없는 후방 빌드업 축구로 경쟁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성이 존재하며, 한편으로 전술, 전략적으로도 드러나 있는 '약점'이 많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은 이를 인정하고 자신의 축구 철학에 동아시안컵과 같은, 단순 변화가 아니라 전면적인 개선에 의한 변화를 꾀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실로 한국 축구에게 카타르 FIFA월드컵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벤투 감독의 '나 홀로 축구' 철학은 위험하고 한편으로 동아시안컵을 통하여, 드러낸 변화 모색 의중 또한 의구심이 깊어 아무리 카타르 FIFA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시점이라고 해도 이제는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에 '제약'과 '견제'는 필연으로 간주된다. 이제 카타르 FIFA월드컵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소화할 수 있는 경기는 완전체로 갖게 되는 A매치는 9월 국내에서의 평가전 2경기뿐이다.

이 2경기에서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미션은 승리가 우선이 아니고 개선에 의한 변화가 먼저다. 이는 곧 카타르 FIFA월드컵을 위한 강력한 무기 장착의 첫 걸음이어서, 지도자로서 카타르 FIFA월드컵 후 제 2 인생을 모색하고 있을 벤투 감독에게도 실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표팀 외국인 최장수 감독, 최다승 등은 한국축구가 관대함으로 벤투 감독에게 부여해준 개인의  단순 경력 뿐 결코 지도력까지 인정하며 한국 축구 위상을 높인 영광스러운 경력 사항은 아니다.

이에 벤투 감독의 제2 지도자 운명은 카타르 FIFA월드컵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벤투 감독이 동아시안컵에서 급진적 변화를 시도했던 목적이 자신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고도로 계산된 시험대로 삼았다면 한국 축구는 희생양이 되었을 뿐이다. 이에 한국 축구는 카타르 FIFA월드컵 무대에서 벤투 감독에게 두 번 다시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는 없다. 아니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한국 축구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축구를 위하여 벤투 감독에게 '제약'과 '견제'는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와 같은 형국이 바로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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