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이정효 감독 믿음과 신뢰축구' 돌풍 일으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K리그 순위 다툼에서 K리그2 광주 FC(이하 광주)가, 17일 하나원큐 K리그2 2022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1-1로 무승부를 거두며 9경기 무패(4승 5무)의 독주 체제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광주는18승 9무 3패 승점 63점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양 FC와는 승점 11점 차이로 이런 승점 차이는 K리그2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광주의 일방적인 레이스다. 그렇다면 광주의 이 같은 상승세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대학(아주대) 코치, 감독을 거쳐 전남드래곤즈▶광주▶성남 FC▶제주 Utd 등 K리그에서 오랜 코치 경험으로 작년 12월 말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47)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을 손꼽을 수 있다. 이정효 감독은 2021시즌 무기력한 경기로 K리그1 최하위로 강등된 광주를 조련, 개막전 안산 그리너스를 상대로 감독 데뷔 첫 승리(2-0)를 거둔 후 6월 마지막 19라운드까지 패배를 모르는 돌풍으로, 사상 최다인 홈 10연승의 K리그2 최초이자 K리그 통틀어서도 FC 서울(14연승), 수원 삼성(12연승)에 역대 3번째 기록을 쓰기까지 했다.  

이런 광주의 부활은 준비된 지도자인 이정효 감독의 리더십에 의한 세밀한 지도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기본적인 팀 포메이션은 3-4-3이다. 사실 스리백 전술은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과 체력, 그리고 전술 이해도를 필요로 하여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광주는 좀처럼 약점이 보이지 않는 3-4-3 포메이션으로 '승승장구(싸움에 이긴 형세를 타고 계속 몰아침)'하고 있다.  

사실 광주는 시즌 준비를 잘했다. 맞춤형 전술은 승리 자판기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상대에 따른 전술, 전략 구사 역시도 그 효과성이 높다. 그 효과는 팀 스쿼드를 활용하는 이정효 감독의 지략에서 비롯됐다. 광주는 선수 상호 간 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선수 기용으로 확고한 베스트 11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상대 분석에 따른 선수 투입(교체 포함)과 포지션 파괴 기용에 의한 경기 운영으로 전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K리그2 33라운드 광주와 전남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치열한 볼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 33라운드 광주와 전남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치열한 볼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 예로 스리톱 '신성' 허율(21)과 마이키(28), 헤이스(29), 산드로(31) 브라질 트리오 조합이며 한편으로 센터백 및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인 박한빈(25)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기용이다. 이는 이정효 감독의 선수에 대한 믿음과 선수의 감독에 대한 신뢰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한 전략으로서, 그야말로 광주의 승수 쌓기는 기막힌 '케미'의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분명 현재의 광주는 패배를 잊은 채 K리그2 무대를 호령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정효 감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공격 빌드업의 스피드와 공격 빈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득점력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플레이의 세밀함과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비의 한 축인 센터백 취약성이 있어 스리백 안정성이 아직은 미흡하다"며 더 큰 도전에 목표점을 지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광주는 선수들이 일단 경기에 임하면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하며 경기에 '전력투구(모든 힘을 다 기울임)' 경기력을 배가 시키고 있다.

이는 선수들이 부여받은 역할 분담을 정확히 수행하는 데서 오는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광주는 이를 자양분 삼아 '약속'에 의한 공격 지향적인 '믿음과 신뢰축구'의 완성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그야말로 광주는 특별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김종우(29)가 이끄는 수비 라인은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고 중원 이순민(28), 정호연(22) 역시 공수 연결고리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공격라인의 득점력도 타 팀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헤이스 9골, 엄지성 6골, 허율 6골 등으로 다양화되어 있다. 여기에 '베테랑' 이으뜸(33)은 K리그2 최다 도움(7회)을 기록하는 아성을 구축, 광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22 시즌 K리그2 리그는 김포 FC가 합류하여 11개 구단 체제를 형성 각 팀당 4번씩 경기를 소화 44라운드 풀리그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K리그2 라운드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 갈길은 멀어 K리그1 승격 '0순위'를 논하기란 시기상조다. 그렇지만 광주가 보여준 현재까지의 경기력에 의한 팀 상승 기세라면, 현 시점에서 광주의 K리그1 승격 '0순위'를 논한다는 사실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동안 광주는 K리그1과 K리그2를 오르내리는 기쁨과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2022 시즌과 같이 K리그2 리그에서 독보적인 승수로 K리그1 승격을 꿈꾼 적은 없었다. 실로 '광주에 의한, 광주를 위한 광주'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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