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15, 77주년 광복절,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의 하나는 대일 외교 전략에 관한 것이었고, 엊그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한일 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 “한일 관계의 포괄적 미래 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라고 했습니다.

16일 일본 도쿄에서 발행된 주요 일간지에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다.
16일 일본 도쿄에서 발행된 주요 일간지에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이 말씀을 들으면 마치 사대 식민사관으로 일본에 의지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지배 층의 자세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 운명과 현실이 대한제국 말기 ‘명성황후 시해사건(弑害事件)’ 전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경각에 달려있는데도, 지배 층은 ‘내로남불’, ‘독선과 아집,’ ‘집단이기심’으로, 사리사욕과 권력에만 집착하여 갈등과 분열만 조장해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양태(樣態)인 것 같아서이지요.

‘에조 보고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에조(英臟)보고서’는 명성황후 시해사건 발생 71년 만인 1966년 한 일본인의 역사학자에 의거 최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1895년 10월 8일(음력 8월20일) 일본이 명성황후를 살해에 가담한 경위를 사건 직후 바로 작성되어 당시 일본 ‘스에마쓰’ 법제국장에게 전달된 문서를 말합니다.

이 보고서에는 1895년 을미년 10월 8일 새벽 일본의 군인, 외교관, 언론인, 거류민, 낭인 등으로 구성된 암살단이 경복궁에서 조선 침략의 최대 걸림돌인 대한제국의 명성황후 살해를 위한 비밀작전 ‘여우 사냥’을 수행했습니다. 바로 을미사변(乙未事變)이지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만행입니다. 이 사건 이후 결국 대한제국은 패망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참혹한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한 일본의 ‘이시즈카 에조’라는 사람이 명성황후의 시해 과정을 아주 정밀하게 묘사한 편지 형식의 비공식 비밀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사건 발생 71년 만인 1966년 일본의 역사학자 ‘야마베 겐타로’에 의해 일부만 최초로 발표되었다가, 2002년 대한민국의 김진명 작가가 이 문서를 찾아내어 기자에게 전달함으로써 전문이 세상에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그 보고서 내용이 너무 잔인해 요약 정리해 알립니다.

〖먼저 낭인들이 20명 정도 궁에 쳐들어와서 고종을 무릎 꿇게 만들고, 이를 말리는 세자의 상투를 잡아 올려서 벽에 던져 버리고 발로 짓밟았다. 그리곤 명성황후를 발견하자 옆구리 두 쪽과 배에 칼을 꽂은 후, 시녀들의 가슴을 다 도려내고 명성황후의 아랫도리를 벗겨 돌아가면서 20명이 강간했다.

살아있을 때도 하고, 한 6명이 죽어 있었는데도 계속 ‘시간(屍姦)’했다. 그리고 그것을 뜯어 말리는 충신의 사지를 다 잘라버렸다. 그렇게 한 후 너덜너덜해진 명성황후의 시체를 얼굴부터 발끝까지 차례대로 한 명 씩 칼로 쑤셨다. 그것을 길거리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데서 시행했다.

그다음에 명성황후 시체에 기름을 붓고 불로 활활 태웠다. 이 비밀 보고서를 본 일본의 진보 역사학자 ‘야마베 겐타로’ 조차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 끔찍한 만행에 놀라 전문을 소개하지 않으려 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안 러시아 공사관이 일본 정부에 항의하자, 일본은 낭인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가두는 척하고는 무죄로 석방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은폐 되고 날조된 채, 그 누구도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김진명 작가가 역사를 바로잡고자 피나는 노력으로 왜곡 날조된 역사를 만 천하에 밝힌 것입니다. 그런데도 일본과 우리 정부는 말이 없고, 국민은 무관심하고 잊고 만 사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네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일본인과 다른 외국인도 놀라고 있는데, 아직 한국 역사 학자들과 공직자와 정치인과 정부는 물론, 국민까지도 모른 체하고 입을 꾹 닫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슬프고 원통하며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위해 일본을 용서하고 화해해야만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비밀작전 ‘여우 사냥’은 우리가 용서해서는 안 될 비극이고 교훈이 아닌가요?

한국인이 국모의 참혹한 사건을 외면하고, 무관심하며, 잊어버린다면 앞으로 한국인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한 참상과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날의 분열과 갈등과 이기적 사리사욕과 잘못과 못남을 깨닫고 참회하고 반성하고 성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주적인 역사관과 정체성과 자부심으로 온 국민이 대동단결 하여야만 그런 수모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그리 바쁘다고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일본의 죄를 용서하고 화해를 서두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구애(求愛)해도 일본은 냉담하고 요지부동 하는데 말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 ‘에조 보고서’를 한 번 읽고, 대일 외교에 당당하게 임하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갈무리

우리 이 오욕(汚辱)의 역사를 잊으면 안 됩니다. 아직 우리는 일본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진심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참회하고 용서를 빌 때까지 말이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8월 1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