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정현숙 기자= 법무부가 한동훈 장관의 미국 출장경비 내역을 밝히라는 시민단체 대표의 정보공개 요청을 "국가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4천800여만원의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며 법무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전날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미국 연방법무부 방문한 한동훈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7월 1일 미국 연방법무부를 방문, 조나단 캔터 미국 연방법무부 차관보 겸 반독점 국장(왼쪽), 케네스 폴라이트 2세 차관보 겸 형사국장과 면담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미국 연방법무부 방문한 한동훈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7월 1일 미국 연방법무부를 방문, 조나단 캔터 미국 연방법무부 차관보 겸 반독점 국장(왼쪽), 케네스 폴라이트 2세 차관보 겸 형사국장과 면담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공무원 국외출장 정보공개 시스템 '국외출장 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 장관 등 출장단 4명은 지난 6월29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7박 8일 미국 출장 중 4800여만 원의 경비를 지출했다. 당초 법무부는 해당 출장을 설명하며 인원과 지출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출장에서 당초 계획됐던 양국 법무부 장관 회담이 무산되며 일정 일부가 비어 있었다는 논란이 일자 출장단이 소화한 공식일정과 외교부 고위 관계자 면담 등에 대한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통보문에서 "해당 출장경비 집행내역의 경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2호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하 변호사에게 회신했다.

이에 하 변호사는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에 반발하며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보문을 게시하고 한동훈 장관을 질타했다.

하 변호사는 "아무리 장관이라고 해도 비행기값으로 얼마를 썼고 어디서 얼마의 밥을 먹고 어느 호텔에서 얼마를 주고 잤는지가 무슨 비밀사항인가?"라며 "떳떳하다면 왜 공개를 못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가 국회의장이 쓴 해외출장비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도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던 적이 있다. 이제는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나 보다"라고 법 제기를 시사했다.

하 변호사는 "나쁜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며 올해 법무부 장·차관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및 지출증빙서류에 대한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향후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세부 집행내역 등 공개를 위한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하 대표는 지난 7일 오전 '민중의소리' 기고글에서도 한 장관을 겨냥해 “장관 간에 회담 일정도 확정 안 됐는데 급하게 출장을 갈 이유가 무엇이었냐. 일단 출장을 떠난 다음에 미 법무 장관과 일정을 조율해서 회담을 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하는데 장난치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출장계획서에는 장관 회담이 7월 1일로 잡혀 있었는데, 실제 미 법무부 방문은 6월 30일에 했다고 법무부가 밝혔다”라며 “그렇다면 7월 1일 하루가 또 빈다. 도대체 일정이 대폭 비는 출장을 왜 그리 급하게 간 것일까”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하 변호사는 ▲일시도 정하지 않고 합의하는 회담도 있는지 ▲출장 보고에서 공식일정으로 확인되는 것 외에 7월 1일~4일까지 무엇을 했는지 ▲해당 출장이 언제부터 계획됐는지 ▲출장 일정을 시간 단위로 세부적으로 공개할 의사는 없는지 등 추가 질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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