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後悔)라는 말은 ‘깨닫고 뉘우친다. ‘이전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침‘이란 뜻이 있습니다. 어찌 한 생을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없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후회로 점철된 한 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중년의 사나이가 아직 동이 트기 전 캄캄한 새벽에 강가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둠 속에서 90이 넘어 보이는 백발의 노인이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겨우 겨우 걸어오고 있었지요. 그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건넸습니다.

“여보 젊은이! 이 가방에 들어있는 것들은, 내가 돌멩이를 좋아해서 평생 주어온 것들이네. 어찌 보면 내 모든 것을 바쳐 모아 왔던 것들이지. 그런데 이제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고, 내가 메고 가기엔 너무나 힘이 드는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모두가 부질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그렇다고 아까워서 버릴 수는 없고, 그래서, 이걸 젊은이에게 줄 테니 이걸 가지고 가요.”

노인께서 사라진 뒤, 호기심에 그 가방을 열어보니 돌멩이로 가득 차 있고, 하나하나 헝겊으로 꽁꽁 싸매 있었습니다. 그래서 헝겊을 풀어보니 정말 볼품없는 돌멩이들 뿐이었습니다. 가방도 너무 무겁고 심심하던 차에 그는 걸어가면서 가방 속의 돌멩이 하나 씩을 꺼내서 강 속 저 깊은 곳으로 멀리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낭떠러지 밑 멀고 깊은 곳으로 하나 씩 던질 때마다 어둠 속에서, 첨벙첨벙 들려오는 물소리를 즐기며 걸어가고 있었지요. 드디어 마지막 한 개의 돌을 꺼내어 무심코 던지려는 순간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돌멩이가 떠오르는 태양 빛에 반짝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란 그는 돌을 들여다보고서 가슴을 쳤습니다. 그 빛나는 돌멩이는 바로 다이아몬드 원석이었습니다. 너무나 아쉬워 가슴을 치고 머리를 짓 찧으며 넋이 나가 서 있는 모습, 이런 모습이 혹 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한 위인(偉人)으로 손꼽는 몽골의 ’칭기즈칸‘의 이름은 ’테무친(1131~1203) 입니다.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생애(生涯)를 살았던 그에게도 큰 뉘우침을 준 사건 하나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칭기즈칸은 사냥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사냥을 나갈 때면, 항상 함께 생활하던 매를 데리고 다녔고, 이 매를 아끼고 사랑하여 마치 식구(食口) 처럼 여겼습니다. 하루는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어깨 위에 앉아있던 매를 잠시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목이 말라 바위 틈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물을 잔(盞)에 받아 마시려고 했습니다.

그 찰나 난데없이 바람 소리와 함께 자신의 매가 쏜살같이 날아와 그의 손을 쳐서 물 잔을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렇게 세 차례나 물 마시는 것을 방해하자, 칭기즈칸은 몹시 화가 났지요. 하지만 식구나 다름없는 매가 하는 짓이라 참고서는 다시 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물을 마시려는 순간 또 날아와서 물 잔을 뒤엎었습니다. 칭기즈칸은 참다 못해 차고 있던 칼을 휘둘러 매를 베어버렸지요. 그리고는 죽은 매를 치우면서 물이 흘러 내려오는 바위 위를 쳐다보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죽은 큰 독사 한 마리가 샘물 안에 썩고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칭기즈칸이 그 물을 마셨더라면, 뱀의 독으로 인해 칭기즈칸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에 매가 그것을 미리 알고 칭기즈칸의 물 잔을 계속 엎었든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칭기즈칸은 금(金)으로 사랑하는 매의 동상(銅像)을 만들어, 양 날개에 각각 이런 문구(文句)를 새겼습니다.

「분노(憤怒)로 저지른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설령(設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해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

어떻습니까? 일상에서 큰일도 아닌 일에 화를 낸 후에 후회하거나, 순간적인 분노로 가장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걸 보면, 분노의 결과는 부정적인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따라서 화가 날 때는 조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침착하게 한번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男便)이, 아니면 자식들이, 또 친구나 동료가, 우리 도반(道伴) 동지(同志)가 나에게 선의(善意)를 베풀었는데, 그릇된 판단을 하여, 오히려 정 죄(定罪) 하지 않았는지 한 번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렇습니다. ‘가장 중대한 실수는 조급함 때문에 일어난다.’ 이 경고(警告)의 말을 다시 되 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 무작정 단정하기에 앞서서 한 번 쯤 멈추고 자신을 살펴보는 게, 꼭 필요한 것입니다.

화를 내고 난 뒤, 많은 것들을 잃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 후회와 분노로 저지른 일들이 대부분 실패한 것임을 누구나 다 알면서도 이를 자제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우리 일 당하면 한번 멈추는 것입니다. 바르다는 것은 <一 + 止 = 正>이 아닌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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