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개혁파인 ‘처럼회’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경력위조 논란 등을 겨냥해 특검법을 발의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이자 이낙연계인 전해철 의원이 이같은 '김건희 특검' 움직임에 돌연 제동을 걸어 윤석열 정부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말기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던 전해철 의원은 23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처럼회 의원들이 조금 더 많은 의원들과 공감하고 공론화하고. 개혁적인 것을 하더라도 그 개혁을 바로 실천하고 실행하는 것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그걸 충분히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전해철 의원은 "그런 의미에서 처럼회 의원분들이 많은 의원분들과 공감하고 또 그런 생각에 대해서 겸치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한다"라며 "의총 과정이나 의원분들이 공론화하고 수리하고 논의하는 과정 등은 더 훨씬 많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겸치'란 함께 다스린다는 것으로, 김건희 특검'을 발의하려면 의원 전체와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랜 '논의'를 거칠 경우 흐지부지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즉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에선 무엇을 추진하려 할 때마다 '중도층을 생각해야 한다'며 '역풍'론부터 들고 나왔으며, '국민의힘과도 협의·협치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말도 수없이 꺼내든 바 있어서다. 이같은 '신중론'은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절정에 달했고, 결국 180석 가지고도 어떠한 개혁과제 하나 처리하지 못한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이같은 전해철 의원의 발언은 그가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으로, 실제 성향은 국민의힘과 같다는 뜻)'을 넘어 아예 '겉도 빨갛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의 각종 범죄 의혹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고, 이를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한 적도 없는 만큼 '특검 발의' 당위성도 충분해서다.
최근 손혜원 전 의원은 '김용민TV'에 출연해 민주당 내 반개혁적 정치인들을 겨냥, "수박이라는 단어 쓰기도 아깝다고 생각한다. 수박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수박이란 말을 더 이상 쓸 수 없는 게 이젠 겉도 빨갛다"고 직격한 바 있다. 그는 "겉가지도 더 뻘겋게 하고 다닌다"라며 "이젠 파란 척도 안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낙연계'를 필두로 한 민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싸울 대상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아닌 차기 당대표가 사실상 확정된 이재명 의원과 수많은 민주당원들로 설정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발언에 공감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이재명과 대다수 당원들과 싸우는' 민주당 내 반개혁적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 등은 지난 22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상습적인 허위경력 기재 논란 등을 겨냥한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 중으로 검찰의 공소장에 배우자의 시세조종 의심 거래 현황이 포함되어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배우자에 대한 기초적인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대학교 시간강사·겸임교원 지원 시 고의적, 상습적으로 학력 및 근무 경력을 위조한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교육기관을 상대로 사기죄·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나아가 △대통령 공관 공사에 국가예산 대폭 집행 △코바나컨텐츠 관련 업체에 공사 일감 몰아주기 △해외 순방길에 김건희 여사와 사적 관계 민간인 동반 등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김건희 특검법'을 대표발의한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넘겨줘 난항이 예상되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라며 "우리는 후손들에게 '법 앞의 평등'을 지켰다고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발의자로는 강민정·김승원·민형배·서영교·양이원영·유정주·윤영덕·장경태·정청래·최혜영·황운하 의원으로, 현재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사실상 '최고위원' 런닝메이트로 불리는 정청래·서영교·장경태 후보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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