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이책을 권 합니다] 여행의 의미

우리에게 여행은 무엇일까요? 일에 치여 여행할 시간을 못 내도 여행을 꿈꾸고, 몇몇은 자기 일을 그만두고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 인스타그램으로 사진과 내용을 남깁니다. 누군가는 그 사진과 내용으로 책을 만들기도 해요. 한동안 정말 많은 여행서가 서점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저는 여행서를 읽지 않게 됐습니다. 설레면서 펼쳤던 여행서가 이제는 바로 덮는 책이 됐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이국적이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사진과 정말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싶게 과장된 언어들로 묘사된 여행지. 그리고 몰래 찍은 듯한 외국인들의 옆모습. 그 모든 것이 저를 불편하게 합니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훔쳐보기, 또는 엿보기로 보였습니다.

사실 여행은 훔쳐보기와 엿보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예민하고 섬세하기에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고,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색이 없는 훔쳐보기는 “거기 가봤어. 별로던데?” 같은 평만 남기게 됩니다.

저에게 여행은 대화입니다. 훔쳐보지만, 결국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우물쭈물하는 것이고, 결국 말 한마디 건네면서 수줍게 소통하는 것입니다. 여기 사진 한 장 없는 여행기, 수줍게 말을 건네는 여행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깊은 사유와 여행지와의 대화로 가득한 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적이죠. 언어유희가 많다는 말이 아닙니다. 저에게 문학적이란 표현은 자기 자신에게 되묻게 되는 질문이 많은, 새로운 감각과 사유를 일으키는 글들의 향연입니다.

주변 풍경은 온갖 색채를 띠는데 명랑한색만 없다. 날카로운 톱니 같은 산들이 그 위에 얹혀있고,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이 형벌이 시작된다. 역사의 텅 빈 대합실. 도로를 따라 이따금 자동차의 잔해가 처량하고, 저 멀리서 가축 떼 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햇볕에 그은 남자가 길섶에서 손을 뻗은 체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다. 운전사는 차를 세우고 그에게 무언가를 건넨다. 나는 풀섶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 바스러지는 풀의 줄기를 꺾는다. 줄기 안에 든 즙에서 흙내가 난다. 불모의, 한없이 오래된 냄새다. -215쪽.

책의 일부분입니다. 가보지 못한 여행지가 여러분에게 말을 건네지 않나요? 어쩌면 독서 자체가 하나의 여행일지도 모릅니다. 코로나로 여행을 가기 힘든 시기입니다. 이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나에게 여행은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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