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벤투 감독의 마지막 사명은 카타르 FIFA월드컵 16강 진출 견인의 지도력 뿐

한국(이하 벤투호)이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약 2달 앞두고, 2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아프리카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손흥민의 헤더 결승골로 1-0으로 승리, 23일 남미 코스타리카전 2-2 무승부에 이어 종합전적 1승 1무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카메룬전은 코스타리카전 무승부 결과물로, 벤투호의 화끈한 승리가 요구됐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1골차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데 그쳤다.

분명 카메룬전 1골차 승리는 원치 않았던 결과다. 카메룬은 핵심 선수가 제외된 2진급 선수로 지난 23일 한국 U-23세 이하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위해 방한한 우즈베키스탄 U-23세 이하 대표팀에게도 0-2(고양종합운동장)로 완패한 약체다. 그렇다면 벤투호의 경기력과 결과를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물론 카타르 FIFA 월드컵을 약 2달 남겨놓은 시점에서 벤투호에게 비난과 비판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4년 동안 변화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취약한 경쟁력 빌드업 축구를 답습하고 있는 벤투호에게 무조건적인 응원과 긍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논제가 대두된다. 이는 카메룬전을 통하여 다시 한번 명확히 입증됐다. 따라서 벤투호에게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한 평가와 함께 변화를 위한 건전한 비난과 비판이 뒤따라야만 한국 축구는 카타르 FIFA 월드컵 16강 진출을 성취할 수 있다.

2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헤더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김진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헤더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김진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카메룬을 상대로 코스타리카전 수비 불안을 염두에 둔듯 권경원(30.감바 오사카), 손준호(30.산둥 루넝), 김문환(27.전북 현대) 등을 선발로 기용하는 4-2-3-1(4-4-2) 포메이션으로 90분 경기를 소화했지만, 효율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한 빌드업 축구를 답습하며 골 결정력 부족과 함께 벤투 감독의 고집스러운 선호 선수 기용에 대한 비난과 비판 수위만 높이는데 그쳤다.  

평가전의 의미와 목적은 다양한 선수 기용과 전술, 전략을 점검(Test)하고 시험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이번 코스타리카, 카메룬과의 2연전 평가전에 선발된 선수의 경기 출전 기회 부여는 당연하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김태환(33.울산 현대), 조유민(26.대전 하나시티즌), 송범근(25.전북 현대),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 양현준(20.강원 FC)을 외면, 원치 않는 상처만 입게 됐다. FIFA 월드컵 본선 무대는 의외의 변수가 발생, 팀 전력을 최악의 상태로 빠뜨릴 수 있다. 특히 골키퍼 포지션에 변수 발생 위험성은 크다. 이 같은 사실을 직시할 때 다른 그 어느 포지션보다 선수 기용의 변화 중요성을 깨우칠 필요성이 있다.

카메룬전에서 벤투 감독 전략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손준호-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의 더블 볼란치 조합과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 기용이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황인범은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벤투호의 골 결정력 부족을 염두에 둔다면 수비 가담 비중까지 높은 볼란치 포지션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기용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벤투 감독의 손흥민 스트라이커 포지션 기용 역시 비록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지만 한편으로 팀 전술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최대의 능력을 발휘했는가는 물음표가 아닐 수 없다.  

지도자의 임무와 책임 중 하나는 바로 선수를 '적재적소(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씀)에 배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제에 벤투 감독이 후반 중반 이후 시험한 정우영(33.알 사드), 손준호 더블 볼란치 카드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코스타리카, 카메룬 2연전 평가전의 긍정적인 요소로 남기에 충분했다. 이제 벤투호의 4년의 항해도 카타르 FIFA 월드컵이라는 목적지 항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벤투호를 이끈 벤투 감독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1년 연봉이 25억으로 4년 동안(총 4년 3개월) 100억 이상의 고수익을 챙겼다. 실로 벤투 감독의 높은 연봉은 물론 외국인 감독으로서 '독이 든 성배'로 비유되는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서 유일하게 자유스러웠던 벤투 감독이다. 이에 벤투 감독에게 남은 사명은 그 같은 가치와 영예를 카타르 FIFA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본선 무대에서 경질이라는 칼을 피해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