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통령 '비밀 일정' 언급한 국무총리, 북한과 관계 양호했던 3년 전에도 트럼프 일정 '비공개'했거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파문에 이어 또 한미동맹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비공개로 부쳐진 일정을 한덕수 총리가 덜컥 언급해버리면서 미국 정부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27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진행된 해리스 부통령과의 회담 머리발언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민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직접 만나는 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서울 방문 기간 비무장지대에 가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회담 뒤 브리핑에서 한덕수 총리가 “해리스 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파문에 이어 또 한미동맹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비공개로 부쳐진 일정을 한덕수 총리가 덜컥 언급해버리면서 미국 정부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파문에 이어 또 한미동맹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비공개로 부쳐진 일정을 한덕수 총리가 덜컥 언급해버리면서 미국 정부가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AP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일정에 한국 DMZ 투어를 추가했다는 소식을 보도하며, 한덕수 총리가 비밀에 부쳐졌던 DMZ 방문 계획을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예기치 않게 밝혔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이후 백악관 관계자가 해리스 부통령의 일정 세부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한 워싱턴포스트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 일정은 비밀리에 숨겨져 있었고, 한덕수 총리가 회담에서 예기치 않게 이를 공개했다. 이후 백악관 관계자들이 성명 발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 일정이 비밀에 부쳐졌다는 것은 지난 23일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알 수 있다. 당시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의 방일·방한 일정을 공지하면서도, 미국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비무장지대 방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은 바 있다. 

즉 한덕수 총리가 미국 2인자의 '비공개' 일정을 덜컥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도 그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그 직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며,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에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최초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한,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도 그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그 직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며,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에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최초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도 그의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그 직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며, 정전협정 이후 66년만에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최초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엔 북한과의 냉전관계가 심하지 않았던 시기임에도,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정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는 북한이 핵무기의 선제적 사용을 공식화하는 등 3년전과는 분위기가 사실상 정반대라는 점이다. 북한은 현재 한국과 미국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동해상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미국은 이 시각에도 조선반도 주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합동 해상연습을 벌여놓으려 하고 있다"라며 "명백히 조선반도 정세를 전쟁 접점으로 몰아가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김성 대사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과 군사적 공갈이 가중될수록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우리 힘도 강화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유엔 제재 움직임에도 강력히 반발했고, 총 18분간 이어진 발언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미국 위협 때문이라고 거듭 목소릴 높였다.

김성 대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북한이 지속적으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유엔 총회 연설발언에 대해서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압박하는 유엔 제재는 인정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가 지난해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화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라 할 수 있다.

김성 대사는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는 등 대화의 문을 사실상 닫은 상태다. 앞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문에서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라며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한 바 있다.

북한은 현재 한국과 미국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문에서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라며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한 바 있다. 사진=MBC 뉴스영상
북한은 현재 한국과 미국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문에서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라며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한 바 있다. 사진=MBC 뉴스영상

이처럼 '험악'한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한덕수 총리가 미국 2인자의 비밀 일정을 공개하며, 미국 측의 한국에 대한 불만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자국 2인자를 위험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한덕수 총리가 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당시, 그를 패싱하며 논란을 빚었다. 그는 또 최근엔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 만난 다음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폄훼하는 취지의 '욕설' 파문에 휩싸이며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파장을 빚고 있다.

여기에 한덕수 총리까지 기름을 부으면서, 그동안 굳건하던 한미동맹 관계마저도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게 입으로 '안보'를 강조하는 정권이 정작 연일 '안보'를 훼손하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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