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는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대단한 영광이자 대단한 책임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상자 발표가 나온 뒤 스웨덴 공영 방송 인터뷰에서 "저는 이것이 제게 대단한 영광이라고 본다"면서 "그리고 동시에 내게 주어진 대단한 책임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에르노를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니 에르노가 지난 1984년 11월 12일 새로 출간한 자전적 소설 '남자의 자리'(La Place)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10.06
스웨덴 한림원은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아니 에르노가 지난 1984년 11월 12일 새로 출간한 자전적 소설 '남자의 자리'(La Place)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10.06

올해 82세인 아르노는 그간 여성으로서 자전적 얘기를 담은 소설과 에세이를 선보였다.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유언장에 남긴 노벨문학상 선정 기준은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이다. 노벨은 그 이듬해 눈을 감았고, 1901년 최초 수상자 쉴리 프뤼돔(프랑스)부터 노벨문학상 수여가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역대 115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작가 아니 에르노(82·프랑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성으로서 겪은 자전적 경험을 통해 인간 심리를 고찰하고, 이를 치밀하게 표현해온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다.

에르노는 전체 119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17번째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노벨문학상은 과학 분야 노벨상과 달리 2∼3명이 공동 수상하는 경우가 드물다. 문학상 공동수상은 1904·1917·1966·1974년 등 4차례가 전부였다. 제1·2차 세계대전 기간 등 7차례(1914년, 1918년, 1935년, 1940∼1943년)에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발표 현장에 전시된 아니 에르노 저작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발표 현장에 전시된 아니 에르노 저작

노벨문학상은 여러 차례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작가의 문학적 성취보다 반체제적 저항정신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문학계 안팎의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1902년 수상자는 문학가가 아닌 독일 역사학자 테오도어 몸젠이었다. 1953년에는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영국)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파격적 결정도 있었다.

2016년에 미국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논쟁을 불러왔다. 딜런은 작가보다는 음악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음악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수상 거부도 있었다. 소설 '닥터 지바고' 등을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1958년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수락했지만, 당시 소련 정부 압력과 소련 작가 동맹의 비판에 결정을 번복하고 수상을 거부했다.

프랑스 철학자·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도 1964년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작가 본인이 줄곧 공식적인 상은 거부해왔기 때문에 이 상 역시 받지 않았다.

노벨문학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정글북'을 쓴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이었다. 1907년 수상 당시 41세였다.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88세의 나이로 상을 받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에르노를 포함해 1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다음은 1980∼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및 주요 작품.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 2022년: 아니 에르노(프랑스·작가)

= '단순한 열정' '사건' '세월'

▲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탄자니아·소설가)

= '순례자의 길' '낙원' '바닷가에'

▲ 2020년: 루이즈 글릭(미국·시인)

= '아킬레스의 승리' '아라라트' '야생 붓꽃'

▲ 2019년: 페터 한트케(오스트리아·소설가, 극작가)

= '관객모독' '마을들을 이리저리 걷다' '반복' '여전히 폭풍'

▲ 2018년: 올가 토카르쿠츠(폴란드·소설가)

= '야곱의 책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플라이츠'

▲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 (영국·소설가)

= '창백한 언덕 풍경'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 마' '녹턴'

▲ 2016년: 밥 딜런(미국·시인 겸 가수)

= 미국 노래의 전통 내에서 시적인 표현을 창조

▲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저널리스트/작가)

=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이 아니다'

▲ 2014년: 파트리크 모디아노(프랑스·소설가)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도라 브루더' '슬픈 빌라' 등

▲ 2013년: 앨리스 먼로(캐나다·소설가)

= 단편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녀와 여인들의 삶'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2008년 노벨문학상 메달
2008년 노벨문학상 메달

▲ 2012년: 모옌(중국·소설가)

= '붉은 수수밭'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

▲ 2011년: 토머스 트란스트뢰메르(스웨덴·시인)

= '창문들 그리고 돌들' '발트해' '기억이 나를 본다'

▲ 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소설가)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녹색의 집'

▲ 2009년: 헤르타 뮐러(독일·소설가)

= '저지대' '우울한 탱고'

▲ 2008년: 르 클레지오(프랑스·소설가)

= '조서' '사막' '대홍수'

▲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소설가)

= '마사 퀘스트' '다섯'

▲ 2006년: 오르한 파무크(터키·소설가)

= '내 이름은 빨강' '하얀성'

▲ 2005년: 해럴드 핀터(영국·극작가)

= '축하' '과거 일들의 회상'

▲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소설가)

= '피아노 치는 여자' '욕망'

▲ 2003년: J M 쿳시(남아공·소설가)

= '불명예'

▲ 2002년: 임레 케르테스(헝가리·소설가)

= '운명'

▲ 2001년: V. S. 네이폴(영국·소설가)

= '도착의 수수께끼'

▲ 2000년: 가오싱젠(중국·극작가)

= '영산(靈山)'

▲ 1999년: 귄터 그라스(독일·소설가)

= '양철북'

▲ 1998년: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소설가)

= '눈먼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 1997년: 다리오 포(이탈리아·극작가)

=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 19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시인)

= '끝과 시작'

▲ 1995년: 셰이머스 히니(아일랜드·시인)

=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일본·소설가)

= '개인적 체험'

▲ 1993년: 토니 모리슨(미국·소설가)

= '재즈' '빌러브드'

▲ 1992년: 데렉 월코트(세인트루시아·시인)

= '또 다른 삶'

▲ 1991년: 나딘 고디머(남아공·소설가)

= '보호주의자'

▲ 1990년: 옥타비오 파스(멕시코·시인)

= '태양의 돌'

▲ 1989년: 카밀로 호세 세라(스페인·소설가)

= '파스쿠알 두아르테 일가'

▲ 1988년: 나기브 마푸즈(이집트·소설가)

= '도적과 개들'

▲ 1987년: 요세프 브로드스키(미국·시인)

= '연설 한 토막' '하나도 채 못 되는'

▲ 1986년: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극작가)

= '사자와 보석' '해설자들'

▲ 1985년: 클로드 시몽(프랑스·소설가)

= '사기꾼'

▲ 1984년: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체코슬로바키아·시인)

= '프라하의 봄'

▲ 1983년: 윌리엄 골딩(영국·소설가)

= '파리 대왕'

▲ 1982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소설가)

= '백년 동안의 고독'

▲ 1981년: 엘리아스 카네티(영국·소설가)

= '현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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